전공의 떠난 지 100일…정부 '대면 상담 지시' 실효성 논란

최다인 기자 2024. 5. 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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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련병원에 석 달 넘게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한 대면 상담을 지시한 것과 관련, 탁상 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복귀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병원을 통해 '돌아오라'고 재촉만 하는데다, 상담 기한을 31일까지 촉박하게 정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각 수련병원들에 '전공의 개별상담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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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1일까지 전공의-진료과장 대면 면담 결과 제출 지시
충청 수련병원 일부 상담 고지 안해, 전공의 연락 부재도
"인기과도 안 돌아와, 의미 없는 대책" 교수진·전공의 반감 심화
대전일DB

정부가 수련병원에 석 달 넘게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한 대면 상담을 지시한 것과 관련, 탁상 행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복귀 명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병원을 통해 '돌아오라'고 재촉만 하는데다, 상담 기한을 31일까지 촉박하게 정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전·충남지역 수련병원 교수진에 대면 상담을 요구했지만, 기대효과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전공의와의 접촉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각 수련병원들에 '전공의 개별상담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진료공백 최소화, 전공의의 조속한 복귀 노력의 일환으로 개인별 상담을 실시해 전공의들의 복귀 의사 등을 확인해 달라. 향후 전공의들을 위한 정책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며 전공의와의 대면 상담을 요청했다. 상담 주체는 수련병원장 또는 진료과장으로 정했다.

상담 기간을 24-28일로 정하고 면담 결과를 29일까지 제출하도록 지시했지만, 곳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자, 결과 제출 기한을 이달 31일까지로 확대했다.

하지만 진료현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100일째 '의대 증원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자취를 감추고 있는 전공의들이 대면 상담에 응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상담 기한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충남·건양·대전을지대·대전성모병원이, 충남에서는 순천향·단국대병원이 대면상담 공문을 각 진료과장에 문자 등으로 전달, 개별적인 상담이 진행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29일까지 대면상담이 진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료과장인 교수가 개별적으로 전공의와 접촉, 개별적으로 대면상담을 요청해야 하는데, 교수진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장기간 미복귀한 전공의에 복귀 명분도 없이 연락, 상담하자고만 하는데, 누가 돌아오겠나"라며 "오히려 정부의 형식적인 정책에 교수-전공의가 놀림 당한다는 기분에 반감만 사고 있다"고 비판했다.

병원들 역시 실효가 없을 것으로 보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익명을 요청한 A 병원은 정부로부터 협조 공문을 받았지만, 조치하지 않고 있다. 복귀 가능성이 희박한 전공의에 대한 조치보다 신규 전공의 영입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A 병원 관계자는 "상담으로 전공의와 접촉할 수 있었다면, 일찍이 진료현장으로 돌아왔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차라리 올 초부터 모집 중인 신규 인력을 기대하는 게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100개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가 지난 달 30일 557명에서 이달 28일 699명으로 한 달 새 122명이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9일 기준 대전·충남권 수련병원 복귀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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