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동 흉기난동’ 최원종, 법정서 “교도관들이 괴롭혀” 주장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동 흉기난동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원종(23)이 29일 열린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서 “교도관들이 괴롭혀서 힘들다”고 말했다.
수원고법 형사 2-1부(재판장 김민기)는 이날 오후 최원종의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 관련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었다. 최원종은 검정색 뿔테 안경에 짙은 녹색 수의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머리를 긁적이며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최원종은 재판부와 변호인이 피고인 신문 진행 여부를 두고 의견을 협의하던 중 불쑥 마이크를 잡고 “저번에 항소 이유를 제대로 못 말했다”고 발언했다. 최원종은 “저는 형량은 무기징역이 과하다고 생각 안 하고, 정신질환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교도관이 잠을 못 자게 괴롭혀서 그런 부분 때문에 제가 추가적으로 의견을 진술하고 싶다”고 말했다.
재판장이 “진술서를 최근 법원에 냈는데, 구치소에서 생활이 어렵다는 취지로 기억한다”고 하자 최원종은 “구치소 생활이 어렵다기 보다는 교도관들이 괴롭히는데 그거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이에 재판장이 “(교도관이)괴롭히고, 감시하고 그런 내용으로 의견서를 냈고, 읽어봤다”며 “그밖에 공판 진행 관련해 진술할 내용이 있나”라고 묻자, 최원종은 “구치소에서 추가적으로 낼 게 있음 내겠다”고 했다.
최원종 측은 그가 범행 당시 중증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행위 통제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최원종은 자신의 정신질환을 부인한 것이다.
검찰 역시 최원종이 폐쇄적 심리상태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다 “스토킹 조직단체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진 상태에서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최원종은 체포된 후에도 일관되게 “스토킹 단체가 (자신을)스토킹하고 있다”고 진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종은 지난달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데 큰 문제가 없나”는 재판부의 물음에 “네”라고 대답했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최원종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변호인 측에서 그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요청했다가, 이날 “철회하겠다”고 했는데, 재판부는 직접 나서서 피고인 신문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의 어머니가 반성하는 취지의 탄원서를 냈는데, 피해자들의 열람신청을 재판부에서 허가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방청석에 앉아있는 피해자 측 유족들을 향해서도 “법정에서 의견 진술할 걸 원하느냐”고 직접 묻기도 했다.
재판부는 지난 1심에서 최원종의 정신 감정을 진행한 국립법무병원 전문의에게 보완 감정 사실 조회를 신청한 상태다. 다음 재판까지 결과가 나오면 당시 최원종의 심신 상태와 치료 감호 필요성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이 끝나자, 피해자 유족들은 최원종의 괴롭힘 주장에 대해 “엄살 아니겠냐”고 했다. 최원종 측 변호인들은 “최원종의 주장이 무슨 취지냐”고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 나갔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 5시56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부근에서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후 인근 백화점에 들어가 9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살인미수)와 사건 전날 범행하려다 포기한 혐의(살인예비)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에 최원종 측은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감형과 치료감호를 요청하고 있다.
2심 법원에는 최원종에 대한 엄벌탄원서 380여부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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