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에서 다시 울린 ‘돈 봉투 부스럭’ 소리···노웅래 “가공된 것” 반박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 재판정에서 이른바 ‘돈 봉투 부스럭 소리’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노 의원은 “가공된 파일”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공판에서는 노 의원의 이른바 ‘돈 봉투 부스럭 소리’ 녹음 파일이 다시 재생됐다. 이 파일은 노 의원과 사업가 박모씨의 아내 조모씨의 대화가 담긴 것으로 2020년 7월2일 녹음됐다. 이 파일은 지난해 10월 재판에서 공개 재생된 적이 있다. 당시 노 의원 측은 “검찰이 오해하는 그런 부정한 돈은 받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녹음 파일에 대해선 “음질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 검찰은 음질을 개선해 재판부에 다시 제출했다.
이날 재생된 녹음 파일에서는 노 의원이 돈 봉투를 받는 듯한 정황이 음성으로 나왔다. 조씨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해 설명한 뒤 “제가 긴 시간 뺏기게 하고 그래서”라고 말하자 노 의원이 “저번에 저거 주셨는데 뭘 또 주네”라고 답하는 내용이 먼저 흘러나왔다. 이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조씨가 “이거 약주나 하시라고”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왔다. 노 의원은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반응했다.
검찰은 박씨의 태양광 발전 관련 납품사업 등에 편의를 봐주는 대신 박씨로부터 6000만원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노 의원을 지난해 3월 기소했다. 검찰은 박씨의 아내 조씨가 박씨 대신 노 의원에게 1000만원의 뇌물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돈 봉투 부스럭’ 논란은 2022년 12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야권에선 피의사실공표 논란을 제기했다.
이날 파일이 재생된 뒤 노 의원은 발언 기회를 얻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가공된 파일”이라며 “특정인을 범법자로 단정하고 몰아가려고 하는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심문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녹음 파일을 다 들은 재판부는 “법원에서 엄정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돈 봉투’라는 용어 자체가 굉장히 부정적 선입견을 주게끔 한다”며 “음질개선본도 파일명과 확장자가 다른 사본이고, 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거액의 돈을 받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노 의원은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된 후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돼 22대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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