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수도 4년째 마약 검출···필로폰 줄고, 코카인 늘어

최서은 기자 2024. 5. 29. 16: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도별 주요 마약류 검출 현황.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필로폰(메스암페타민) 등 마약류가 매년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필로폰의 사용추정량은 줄고, 코카인은 늘어났다. 국내 유통 마약의 종류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9일 공개한 ‘하수 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의 하수처리장 57곳을 비롯해 2020년부터 조사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 다만 마약류 농도를 통해 추산한 해당 하수처리장 구역 주민 1000명당 필로폰 일일 사용량은 2020년 24.16mg에서 지난해 14.40mg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식약처는 부산대 환경공학과 오정은 교수팀 용역연구로 2020년부터 17개 시·도 선정 하수처리장의 물을 채집해 조사하고 있다.

필로폰 사용추정량은 줄어드는 반면, 코카인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코카인은 지난해 하수처리장 57곳 가운데 5곳에서만 검출됐지만, 인구 1000명당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이 2020년 0.37mg에서 지난해 1.43mg으로 계속 느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로 서울 등지에서 검출되다 지난해 처음으로 세종 지역 하수처리장에서도 검출되는 등 지역도 다양해졌다. 다만 유럽·미국·호주 등 국가들과 비교하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일일 사용추정량을 살펴보면 필로폰은 경기 시화·인천, 암페타민은 충북 청주·광주, 엑스터시(MDMA)는 경기 시화·전남 목포, 코카인은 서울 난지·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지역별 추정량은 시료 채취 시기의 강수량이나 하수처리 구역 내 유동 인구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 결과나 마약류 사범 수의 암수율(숨겨진 범죄 비율)을 고려할 때 이미 우리 사회의 불법 마약류 사용자가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023년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성인 100명 중 3명이 마약류 불법 사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천 원장은 코카인 사용추정량 증가를 두고 “국내 유통되는 마약류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이 우려된다”며 “마약류 중독 확산의 위험성과 사회적 손실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국가적 차원에서의 예방, 교육 및 치료와 재활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관세청, 경찰청 등 수사기관 등과 협업해 해외 불법 마약류의 유입 차단 및 국내 유통 근절에 힘쓰고, 마약류 예방부터 사회재활까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