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CEPA 체결…가장 혜택 받는 산업은?

김경학 기자 2024. 5. 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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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정식 서명 공동기자회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특임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하면 가장 혜택을 많이 받는 분야는 자동차와 석유·화학 관련 산업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UAE CEPA 정식 서명 공동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품목’을 묻는 질의에 “양국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면서 서비스와 무역 전반에 걸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무역 분야만 말하면 한국에서 이번 CEPA 통해 가장 수혜 볼 업종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일부 식품 분야”라고 말했다.

이번 협정은 UAE가 한국의 자동차, 자동차 부품, 가전, 무기류, 쇠고기·닭고기·과일·라면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등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UAE의 핵심 수출품인 원유를 포함해 석유화학 제품, 대추야자 등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자동차의 경우 현재 5% 관세를 적용하고 있는데 승용차 등은 발효 시점부터 0.5%포인트씩 최장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여나간다. 건설 현장에서 많이 이용하는 10인 이상 대형차나 화물차 등은 발효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지난해 한국의 UAE 자동차 수출액은 4억8300만달러로 전년보다 43% 증가하는 등 강한 수출 신장세를 보인다. 여기에 UAE CEPA 사상 최초로 자동차를 포함하는 것이라 일본 자동차가 대세인 UAE 내에서 한국 자동차들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특임장관은 “자동차가 포함된 협약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동차를 개방하게 된 건 양국 파트너십에 기반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UAE 등 중동에서 원유를 대부분 수입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이번 협정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중동 아랍권 국가 중 CEPA를 체결한 건 UAE가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해 UAE에서 98억달러어치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는 전체 원유 도입량의 11%가량을 차지한다. CEPA가 발효되면 현재 원유 등에 부과되는 관세(3%)가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석유·화학 제품 주원료인 나프타 수입 관세는 기존의 0.5%에서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0.25%로 낮아진다.

이 밖에 게임과 같은 콘텐츠, 압연기·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 가전제품 등도 수혜 품목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정부는 협상 발효를 위한 국회 비준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자동차·석유 등은)현 무역 구조상에서 예상할 수 있는 품목으로 양국 교류가 활성화되면 이것 외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파급 영향 분석에 몇 달이 걸려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내년 초 국회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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