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前주지 성추행 의혹 제보자, 2심서 무죄…“주장 일관돼”
해인사 전 주지 현응 스님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이 1심 유죄를 뒤집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성의 주장이 일부 바뀌기는 했지만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다며 허위 진술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 항소심 판단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김지선)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미투 운동 당시 한 온라인 사이트에 ‘조계종 고위직 스님의 성추행’이란 글을 올리고, 현응 스님이 2005년 전후로 ‘나를 만나면 몇 천 만원을 만질 수 있다’며 접근해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후 MBC PD수첩에 출연하기도 했다.
검찰은 2020년 2월 A씨 주장이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며 A씨를 기소했다. 당시 A씨가 온라인 사이트에 게시한 것처럼 현응스님이 ‘나를 만나면 몇 천 만원을 만질 수 있다’고 하거나 ‘여행을 가자’고 말한 사실이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1월 열린 1심은 A씨이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제추행 시기와 관련한 A씨 진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지 못했고, 게시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법정 진술도 글 내용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추행 관련 내용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일부 세부적인 진술이 변동됐다고 해도 허위 사실로 볼 만한 충분한 증거는 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을 고소한 사람의 진술을 쉽게 믿기도 어렵다”고 했다.
현응 스님은 성 추문 의혹과 별개로 1심 선고를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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