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초보 사령탑' 김두현 전북 감독 "우려의 시선, 기대로 바꾸겠다"

김진엽 기자 2024. 5. 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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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제8대 사령탑으로 전북 감독 부임
29일 기자회견 진행 후 바로 강원과 데뷔전
[춘천=뉴시스] 서백 기자 = 김두현 전북 현대 모터스 감독이 29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더잭슨나이슨호텔 크리스탈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29. syi23@newsis.com

[춘천=뉴시스] 김진엽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 감독이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기대로 바꾸고 팀의 명가 재건도 함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29일 오후 3시 강원도 춘천의 더 잭슨나인스 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북에 따르면 팀 경기 일정으로 인해 연고지인 전북이 아닌 타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됐다.

전북은 지난 27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제8대 사령탑으로 김두현 전 수석코치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떠난 뒤 박원재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던 전북은 정식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전북은 현재 3승 5무 6패(승점 14)의 부진한 성적으로 리그 10위를 기록 중이다.

현역 시절 천재 미드필더로 불린 김 감독은 2008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언을 비롯해 수원 삼성, 성남 일화(현 성남FC) 등에서 활약했다.

또 국가대표로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월드컵과 2007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등에서 A매치 62경기를 소화했다.

은퇴 후에는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수원과 전북 코치를 거쳐 지난해 말부터 중국 슈퍼리그 청두 룽청에서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특히 김 감독은 지난해 김상식 감독이 경질되고 맡았던 전북 감독 대행 시절 9경기에서 6승 2무 1패(17득점 6실점)를 기록하며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김 감독은 1982년 7월생(만 41세)으로 최연소 K리그1 사령탑이다. 그동안 40대 초반 감독이 흔치 않았는데, 초보 감독이 K리그 명가인 전북을 이끌게 된 것도 이례적이다.

김 감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런 시기에 감독이라는 기회를 내게 준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선임되기까지 기다림도 있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선수들과 MGB 팬(전북 서포터스)들이 계셨기에 (기다리고) 선택하는 데 있어서 조금 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보 감독이 부임해) 주위에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것들을 (없애고) 내가 선수들과 팬분들에게 기대와 즐거움을 제공해 드려야 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감독 생활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곧장 강원FC와의 원정 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해 전북 임시 대행의 마지막 경기도 강원 원정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이곳에 오면서 (지난해) 선수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많이 생각하면서 내려왔다. 그 당시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다 하고 가지 못한 느낌이었다"며 "(임시지만 감독이었던) 내가 보여드리려고 했던 축구가 시작됐던 강원에서 오늘도 재밌게 경기를 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춘천=뉴시스] 서백 기자 = 김두현 전북 현대 모터스 감독이 29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더잭슨나이슨호텔 크리스탈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29. syi23@newsis.com


다음은 김두현 전북 신임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어려움 겪고 있는 이런 시기에 감독이라는 기회를 내게 준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선임되기까지 기다림도 있었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선수들과 MGB 팬(전북 서포터스)들이 계셨기에 (기다리고) 선택하는 데 있어서 조금 쉬웠던 것 같다. (초보 감독이 부임해) 주위에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것들을 (없애고) 내가 선수들과 팬분들에게 기대와 즐거움을 제공해 드려야 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감독 생활을 시작하려고 한다."

-감독대행을 내려놓았던 춘천에서 감독 데뷔전을 하게 됐는데 기분은.

"이곳에 오면서 (지난해) 선수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을 많이 생각하면서 내려왔다. 그 당시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다 하고 가지 못한 느낌이었다"며 "(임시지만 감독이었던) 내가 보여드리려고 했던 축구가 시작됐던 강원에서 오늘도 재밌게 경기하려고 한다."

-자신이 전북 감독에 어울리는 이유 3가지와 선수들에게 처음 던진 메시지는?

"선수 때부터 전술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감독이라는 자리를 꿈꿔왔다. 그런 자리에 섰기 때문에 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었다. 그것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선수들과의 교감이다. 지금 선수들은 축구를 더 배우고 싶고, 즐기면서 하고 싶어 한다. 그런 부분들을 내가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팬 여러분이다. 팬 여러분의 니즈(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모습으로 전북이 힘들어했는데, 내가 충족시켜 드릴 수 있도록 나름대로 납득이 가는 훈련과 경기를 할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지금 두려움이 있을 것 같아서 자신감을 갖자고 했다. 팀으로 준비하면 자신감이 나올 것이다. 경기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즐기는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즐거움에 승리가 따라오고, 그 승리를 만끽하는 건 팬 여러분이다. 그런 나비효과가 있다. 내가 잘 준비하면 모든 건 해결될 거로 생각한다."

-키워드로 본인의 축구를 표현한다면.

"시간, 공간 그리고 포지션, 밸런스를 추구한다. 현대 축구에서 시간과 공간의 싸움이 시작됐고 포지셔닝 게임이 시작됐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경기 중에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포지셔닝 게임을 할 것이다. 상대에게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포지셔닝 게임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밸런스다. 수비든 공격이든 다양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즉 포메이션은 의미가 없고 포지셔닝을 얼마나 가져가면서, 유리하게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공유해서 내가 생각했던 축구를 실현해 내려고 한다."

-키포인트가 될 선수가 있을까.

"나한테 (모든 선수가) 다 중요하다. 부상 선수가 많다. 특정 선수를 말하기보다는 (곧 A매치로) 2주의 휴식기가 있는데 (그때) 모두가 돌아오길 바란다. (선수들은) 어제 만났는데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라 팀으로 얼마나 메커니즘을 가졌는지에 따라 시너지가 난다'는 게 먼저인 것 같다. 선수들에게 (그걸) 인지시키고 (팀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다."

-외부에서 바라본 전북의 가장 큰 문제는 어디였나.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고, 모두 엇박자가 났다고 본다. 잘 추슬러서 시작하는 이 시점에, 어떤 문제보다는 앞만 보고 가려고 한다. 지나왔던 과정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한다."

-외국 생활 경험은 지도자로서 어떤 강점이 있나, 영감을 준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해외 진출을 하라고 한다. 축구도 중요하지만 인생의 시야도 넓혀야 한다. 그게 축구에 적용된다. 그런 시각적인 부분에서 해외 진출을 선수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만났던 지도자분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예를 들어서 김호 감독님께 선수 육성, 미드필더의 중요성, 경기에 지고 있을 때 만들어 가는 과정 등을 배웠다. 김학범 감독님은 팀을 전체적으로 잘 만드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임생 감독님, 서정원 감독님은 선수들과의 관계, 수용하는 모습을 인간적으로 많이 배웠다. 윤성효 감독님은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나에게 기회를 주고 지도해주신 부분이 있다. 이 모든 감독님들을 경험하면서 내 몸 안에 축적됐다고 본다. 전북이 앞으로 더 중요한 것 같다. 선수들과 이야기하면서 잘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적시장이 다가오는데, 미리 선수단을 파악하고 그 부분에 대한 계획도 있나.

"그건 어제 합류해서 진행 중이다. 여기서 말씀드리긴 그렇다. 어떻게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지 보면 될 것 같다."

-데뷔 시즌 목표는.

"상위 스플릿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지금 성적도 중요한데, 지속적으로 전북을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들이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부분을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장기적으로 전북에 심고 싶은 모토나 철학은.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전북이 해외 진출을 잘 보내는 팀, 국가대표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팀 등의 이유로 오고 싶은 팀이 돼야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만들기 위해서는 축구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그런 건 내가 가진 지식, 경험을 최대한 확립해서 선수들이 가장 (경험)하고 싶어 하는 감독, 경기 하고 싶은 팀을 만들어보고 싶다."

-외국인 선수들의 성과가 최근 좋지 않은데 (보완을 위한) 계획은.

"해외 생활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실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팀 문화 등에 잘 적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일단은 신뢰나 믿음이 있어야 선수들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잘 다가가야 할 것 같다. (선수 영입을 담당하는) 스카우트 시스템이나 그런 부분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어떤 리더십이라 생각하나.

"다양한 리더십이 있는데 그때그때 대처하는 건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선수, 코치하면서 느낀 것들이 있는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카멜레온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역발상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 것 같다."

-박지성 디렉터와 나눈 이야기는.

"많은 대화를 하진 않았다. 나한테는 기회니까 잘해보자는 이야기 정도 나눴다."

-소감에서 이야기했던 어려운 부분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나.

"(중국) 청두의 입장도 있고 서정원 감독님의 입장도 있다. 축구 시즌이 시작됐는데, (나를 전북으로 보내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서 감독님, 청두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 디테일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정식 감독 제안을 받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쁘기도 하지만 앞으로 이 팀을 어떻게 꾸릴까에 대한 우려도 컸던 것 같다. 작년에 같이 해왔던 선수들도 있고 열광적으로 성원해 주신 팬분들이 계셔서 여러모로 내게 기회이고 많이 좋았던 것 같다."

-고생한 코치진에게 한 이야기나 제시한 비전은.

"아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작년에 내가 그 경험을 해봐서 아는데, 박원재 코치의 얼굴이 좋지 않았다. 내가 보양식을 많이 사줘야 할 것 같다.(웃음)"

-문제점이 많았지만, 수비 불안도 컸는데 극복 계획은.

"훈련이 답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될 수도 있다. 다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선수들의 하려는 의지다. 그러면 개선할 수 있고 만들어갈 수 있다. 그런 건 아직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서두에도 말씀드렸는데 기대와 걱정이 많으실 것이다. 첫 시작, 첫 경험 등 설렘이 가득하다. 나와 선수들은 첫 장을 잘 넘기려고 한다. 그 첫 장의 내용은 내가 재밌게 만들어서 선수들이 다음 페이지를 잘 넘길 수 있게 만들겠다. 만들어가는 과정을 팬들이 즐기셨으면 좋겠다. 잘 만들어가겠다. 감사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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