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D-2' 경영권 분쟁에 구지은號 아워홈 푸드테크 미래사업 난맥
구지은 부회장 신사업 발굴 등 노력에 제동 걸릴 가능성↑
고(故) 구자학 창업주 언급…경영권 이어갈 의지 피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아워홈 내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경영권 사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의 푸드테크 등 미래 신사업 추진이 난관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새로운 사내이사 선임과 자사주 매입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날 주주 표 대결 결과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 체제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가 연합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상황이라 이들이 내세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고(故) 구자학 창업주의 장남으로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구미현 씨는 고(故) 구자학 창업주의 장녀로 아워홈 지분 19.28%를 가지고 있다. 아워홈 지분의 19.6%는 차녀 구명진 이사, 20.67%는 구 부회장에게 있다.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지난달 17일 정기주총에서 구지은 부회장과 구명진 이사의 등기임원 재선임에 반대했다.
대신 경영 경험이 전무한 구미현씨와 구미현씨의 남편이자 전직 교수인 이영열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아워홈은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사내이사를 최소 3인 인상 선임해야 하는데 현재 그 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구 부회장과 구명진 이사의 임기가 다음 달 3일 끝나는 탓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게 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구지은 부회장 취임 이후 아워홈이 꾸준히 추진해왔던 푸드테크 사업도 안갯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구 부회장이 푸드테크 관련 투자 결정 및 업무협약 등을 진두지휘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체제에서는 이 같은 경영기조가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탓이다.
구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지만 경영 행보를 이어나가며 경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달 초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신설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등 푸드테크 기술 등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임직원 가족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아버지이자 회사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회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회사 경영권을 자신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도 신사업을 챙기는 이유는 구 부회장이 경영에 손을 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며 "문제는 회사 지분 과반 이상을 확보해야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임시주주총회 전에 구 부회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지난 28일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과 중소기업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식품산업 디지털클러스터 스마트 산업기반 조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디지털클러스터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공급사, 제조, 물류,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 걸쳐 통합 품질 안전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식품 품질 관리가 가능한 '필수 식품 정보 순환 생태계'가 구축됐다.
또 두산로보틱스와 급식 조리실용 무인 조리 로봇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 상용화된 튀김 로봇 등을 넘어 복잡한 조리 절차도 무인으로 수행 가능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그립'과는 급·외식 사업장 화재 안전 강화, 에너지 사용 절감, 실시간 환기 시스템 등 조리실 관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올해 3월에는 투자 전문 엑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미래 식품 산업을 선도할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아워홈이 12억, 씨엔티테크가 8억을 각각 출자했고 앞으로 식음료, 로봇과 AI, 빅데이터 기술에 강점이 있는 푸드테크 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에는 카카오헬스케어와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아워홈은 이번 협약으로 캘리스랩의 영양식단 연구개발(R&D) 원천 기술 및 데이터와 카카오헬스케어의 AI 기반 혈당 관리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 영양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아워홈이 급식사업의 미래로 점찍은 구독형 헬스케어 서비스 '캘리스랩'은 서비스 제공 범위를 기업에서 일반 소비자까지 확대했다.
여의도 IFC몰점, LG트윈타워점 등을 오픈했고 상반기 내 3개점을 추가 개점을 앞두고 있다.
한편 구 부회장 취임 후 아워홈의 실적은 우상향 중이다.
구 부회장 취임 전인 2020년 아워홈은 사상 첫 적자(영업손실 93억원)을 기록했지만 구 부회장 취임 1년 후인 2022년엔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전년대비 75%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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