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훈련병에 얼차려' 중대장 여군이래" 신상 확산···젠더갈등 비화까지

문예빈 기자 2024. 5. 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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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을지부대에서 입대한 지 9일 된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던 도중 쓰러져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대위)으로 추정되는 신상정보가 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한 훈련병이 규정에 어긋난 수준의 군기 훈련을 받고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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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시킨 중대장 등 간부 2명···과실치사·가혹행위죄 수사
훈련병 사망사건이 발생한 부대. 연합뉴스
[서울경제]

육군 12사단 을지부대에서 입대한 지 9일 된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던 도중 쓰러져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대위)으로 추정되는 신상정보가 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한 훈련병이 규정에 어긋난 수준의 군기 훈련을 받고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보였다. 그는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이틀 후 숨을 거뒀다.

군인권센터는 이번 훈련병 사망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며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라고 봤다. 센터는 군기훈련 규정 위반, 건강상태 사전 확인 무시, 얼차려 도중 이상 징후 묵살, 최단시간 응급 후송 미이행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28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25일 사망한 훈련병에 대해 “쓰러진 날은 입대 9일 차였다”며 신병 중에서도 신병이었다고 강조했다.

임 소장은 얼차려에 대해 “(20~25㎏에 이르는) 완전군장을 한 채 팔굽혀펴기와 선착순 뺑뺑이를 돌렸다고 한다”며 “6명의 군기훈련 대상 훈련병을 상대로 완전군장 달리기를 시킨 후 1등을 제외한 나머지 훈련병들에게 또다시 벌을 줬다”고 설명했다. 규정에 따르면 군기훈련은 하루 2시간 이내로 하고, 완전군장을 한 채 걷기는 1km까지, 맨몸으로 앉았다 일어나기, 맨몸 팔굽혀펴기는 20회까지 가능하다.

임 소장에 따르면 훈련병은 패혈성 쇼크로 병원에 도착했을 무렵 열이 40.5도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임 소장은 “열사병으로 추정되는데, 고열에 시달리면 통상적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지만, 이번 경우는 회복이 되지 않아 패혈증으로 넘어가 결국 신장 투석을 하던 중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사망이 알려진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군이 철저하게 정보 단속을 했지만 휴일을 맞아 훈련병이 부모들과 통화하면서 정보가 새어나갔다”고 밝혔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뉴스1

해당 사건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를 받는 부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직무에서 배제되고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확산 중이다. 특히 해당 지휘관이 여성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성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지휘관의 성별을 두고 “여군이 완전군장은 해봤겠냐” “여자한테 지휘할 권한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남성 피해자가 발생한 이른바 ‘여성 n번방’ 사례를 가져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사건의 본질은 지휘관의 성별에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누리꾼들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간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군대 조직 자체의 문제” “이 사건이 여군 무용론으로 흐르면 안 된다” “여군이 아닌 군인의 문제다. 본질을 흐리면 안 된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훈련병은 간호사를 꿈꾸며 간호대학에 진학한 예비 간호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숨진 훈련병의 순직을 결정하고 일병으로 추서한다고 밝혔다. 그의 빈소는 고향인 전남 나주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이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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