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숭배 콘셉트 포토존… e스포츠의 `신`이 된 프로게이머

김영욱 2024. 5. 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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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페이커 신전'
이상혁선수 전설의전당 이벤트
라이엇게임즈, 명장면·밈 전시
29일 서울 하이커 그라운드에 세워진 페이커 신전 입구에 페이커 선수의 우승 기록이 전시돼 있다. 김영욱 기자
29일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 세워진 '페이커 신전'의 '기습숭배 존'에서 대상혁 화이팅이 울려퍼지고 있다. 김영욱 기자
29일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 세워진 '페이커 신전'에서 팬들이 팬 테스트 문제를 풀고 있다. 김영욱 기자
29일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 세워진 '페이커 신전'에서 팬들이 페이커 선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김영욱 기자
29일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 세워진 '페이커 신전'에 설치된 유니세프 전시존. 김영욱 기자

"대상혁 화이팅", "페이커 화이팅".

29일 서울 중구 하이커 그라운드에 세워진 '페이커 신전'에 들어서자 팬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페이커를 추앙하는 팬들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선수를 '전설의 전당'에 헌액하고 이를 기념해 페이커 신전을 세웠다. 내달 16일까지 공개하는 이곳에서는 11년 동안 페이커 선수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고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밈을 활용해 공간을 꾸몄다.

신전은 2층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페이커 선수의 각종 수상 이력과 매년 달라진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입구에서 들렸던 팬들의 함성이 또렷해졌고 "대상혁"이라는 외침이 끊임없이 들렸다. '대상혁'은 페이커 선수가 대회에서 활약할 때, 그를 숭배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밈이다.

페이커 신전에는 '상시숭배 스테이지'와 '기습숭배존'이 마련됐다. 팬들은 상시숭배 스테이지에서 유명한 숭배 콘셉트 사진을 촬영해 인화하고, 기습숭배 존에서는 '대상혁'을 외치며 페이커 선수를 응원했다.

'팬심 테스트'도 인기였다. 팬들은 2층과 3층 사이 공간이나 바닥에 주저앉아 문제를 풀었다. 페이커 선수의 국제대회 우승 횟수는 몇 회인지(6회), 데뷔한 지 몇 주년인지(11주년), 게임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 무엇인지(하이드 온 부쉬), 다룰 수 있는 악기로 유명한 것은 무엇인지(피아노) 등은 팬이라면 쉽게 아는 문제다. 페이커 선수의 월즈(롤드컵) 첫 출전 경기의 상대팀이 누구인지(레몬도그) 등 다소 까다로운 문제는 팬들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서 문제를 풀기도 했다.

곳곳에는 포토존이 배치됐다. 페이커 선수의 시그니처 포즈 '엄지척' 동상이나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2022 당시 화제를 모은 장미를 든 페이커, 작년 월즈 티저 영상에서 페이커 선수가 앉아 있던 왕좌 등이다. 3층에서는 페이커 선수의 전설적인 순간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 공간에서 팬들은 게임 명장면, 국제대회 티저 명장면 등을 투표할 수 있다. 2023 월즈 우승 이후 트로피를 들고 있는 페이커 선수를 담은 사진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페이커 선수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도 가득했다.

7년째 팬이라는 정모 씨는 "팬이 된 후 월즈 우승을 보지 못해 아쉬웠는데 작년 월즈 우승을 보고 오늘 페이커 신전에 오니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페이커 선수는 단순히 '실력이 좋은 선수'가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페이커 신전 5층에는 페이커 선수가 추천하는 도서들이 전시된 '페이커 라이브러리', 모니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는 선수 페이커가 아닌 유니세프 유니케스터의 페이커를 담은 '유니세프 전시존'이 배치됐다.

페이커 선수는 지난 3월 유니케스터로 선정됐다. 지난달 29일 유니세프 생명을 구하는 선물 중 하나로 '페이커 패키지'가 생겼는데 하루 만에 누적 후원금 1억원을 넘겼다. 페이커 패키지는 영양 비스킷 60개, 영양실조치료식 15개, 공책 6개, 연필 40자루, 유니세프 책가방 1개로 구성됐다.

한편 국내에 '스타크래프트'로 알려지기 시작한 이스포츠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는 대세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올 초 국내 대회인 LCK 2024 스프링은 대회 기간 평균 분당 시청자 수(AMA) 43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특히 결승전은 전년 대비 86% 급증한 70만명이 봤다. LCK 서머는 내달 12일 개막하며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e스포츠가 서머 첫 경기를 치른다. 전세계 이스포츠 산업도 성장 일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 게임산업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이스포츠 시장 규모는 2027년 22억3520만달러(2조830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글·사진=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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