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 1호 국가전략기술 선정

질병 리보핵산 제거·교체 기술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로 '각광'

알지노믹스 파이프라인. 알지노믹스 제공.

정부가 인증한 '1호 국가전략기술'로 바이오벤처 '알지노믹스'가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 전달기술이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제1차 국가전략기술 확인 신청'을 통해 알지노믹스의 '리보핵산(RNA) 치환효소 기반 유전자치료제와 자가환형화 RNA 플랫폼' 기술 1건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난치병을 유발하는 표적 RNA를 제거하고 치료물질이 포함된 RNA를 발현시킬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알지노믹스는 미 코넬대 이학박사 출신인 단국대 이성욱 교수(생명융합학과)가 창업한 기업이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통해 항암·난치성 바이오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트랜스-스플라이싱(Trans-splicing) 라이보자임'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RNA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핵심 기술은 RNA 치환효소 플랫품이다.

RNA는 뉴클레오타이드를 이루는 핵산의 한 종류로, 하나의 나선이 길게 꼬여 있는 구조인데 DNA의 일부가 전사돼 만들어진다. 트랜스-스플라이싱은 라이보자임이란 타깃 부위를 인지해 목표하는 RNA 서열을 제거하는 기능과 동시에, 절단된 부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RNA를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 기술이다. 알지노믹스는 질병과 관련된 표적 RNA를 제거하고 치료 효과가 있는 RNA로 교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지노믹스 측은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카스9'처럼 DNA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RNA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RNA 치료제가 특정 RNA의 발현을 저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비해, 트랜스-스플라이싱 라이보자임은 특정 RNA의 발현은 동일하게 저해하면서 치료 유전자 혹은 정상 유전자를 발현시킬 수 있어 차세대 RNA 유전자 치료제로 기대를 모은다.

알지노믹스는 특히 희귀질환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간암치료제로 개발하는 'RZ-001'이다. hTERT mRNA를 절단하고 치료용 유전자 RNA로 대체해 암세포에서 항암 활성을 유도하는 게 특징이다. 이 회사는 면역항암제와 선도후보물질(RZ-001)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병용 투약 없이 단독으로 임상 1/2a상을 2022년부터 진행 중이다. 알지노믹스와 셀트리온은 이달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RZ-001'과 면역항암제 '베바시주맙'의 병용 평가를 위해 임상협력 계약을 맺기도 했다.셀트리온은 알지노믹스에 베바시주맙(제품명 베그젤마)을 제공하고, 알지노믹스로부터 RZ-001 임상 1b/2a 이후 한국 지역 라이선스에 대한 우선협상권 권리를 부여받았다. 앞서 지난해 알지노믹스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임상시험 협력·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로슈로부터 임상에 활용하는 아테졸리주맙을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 한편 국가전략기술 보유 확인을 받은 기업은 금융위원회의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방안과 한국거래소의 개정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알지노믹스 관계자는 "국가전략기술 확인 신청을 한 전 분야 130개 기관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면서 "바이오 기술 발전과 국가 미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