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300명 중 여성 80명… 여성 채용 손 놓은 32개 기업 공개

기업명 6개월간 게시, 조달 평가에 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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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업체 에코프로비엠은 전체 근로자 1,303명 중 여성이 80명(6.1%)에 그친다. 동종업계 여성 고용률 평균의 70%로 설정되는 여성고용 기준율(1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용노동부가 여성 고용률을 높여 달라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Affirmative Action)’를 요구했으나 3년 동안 개선하지 않았다.

고용부는 29일 여성 고용을 등한시한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미이행 사업장’ 32곳의 명단을 공표했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는 기업이 여성 고용을 확대하도록 독려하는 제도다. 고용부는 △여성 고용률, 여성관리자 비율이 기준율(동종업계 평균의 70%)에 못 미치고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요청받고도 개선하지 않은 기업을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단을 공개한다. 올해는 2021년 여성 고용률 및 관리자 비율이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3년 동안 개선 노력을 하지 않은 기업들이 공개 대상이다.

명단에 오른 32곳 중 직원 수 1,000명 이상인 대기업은 에코프로비엠, 이엠피서비스, 자화전자, 유플러스홈서비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한국지엠 등 6곳이다. 유플러스홈서비스는 전체 근로자 1,453명 가운데 여성이 184명(12.66%)에 그쳐 여성 고용 기준율 23.23%에 미달했다. 한국지엠주식회사는 전체 직원 8,410명 가운데 여성 318명(3.78%)으로 기준율 6.58%보다 낮았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이 여성 37명(18.41%·기준율 32.8%)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들 32개 기업 중 27곳은 여성 관리자가 전무했다.

해당 기업 명단은 관보에 게재되고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6개월간 공개된다. 조달청 우수조달물품 지정 심사 때 감점되는 불이익도 있다. 반대로 여성 고용이 미흡했으나 확대한 기업은 포상을 받는다.

정부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제도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적용 대상인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 등 2,723곳의 여성 고용률은 2006년 30.8%에서 지난해 38.3%로 올랐다. 같은 기간 여성 관리자 비율은 10.2%에서 22.1%로 높아졌다. 개선조치 미이행으로 명단이 공표된 사업장은 지난해 43곳에서 올해 11곳이 줄었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사업장에서 불합리한 성별 격차를 자율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사업장 사후관리, 컨설팅, 코칭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