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때 ‘무통주사’ 주저말아요… 산모 ‘이 병’ 위험까지 낮춘다

김자아 기자 2024. 5. 2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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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강남차여성병원 수술실 앞에서 병원 관계자가 제왕절개분만을 기다리는 산모들 명단을 바라보고 있다./ 장련성 기자

아이를 낳을 때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무통 주사(경막 외 마취제)’가 산모의 출산 합병증 위험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글래스고 대학과 브리스톨 대학 연구진은 출산 과정에서 무통 주사를 맞은 여성의 경우 패혈증 및 심장 마비,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35% 가량 감소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무통주사는 분만 시 산모의 진통과 산통을 줄여주기 위해 척추에 주사하는 마취로, 효과는 약 30분 이후에 오며 약효는 약 1~2시간가량 지속된다. 산모들은 흔히 ‘무통 천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구진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스코틀랜드의 한 병원에서 자연 분만 및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 56만7216명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12만5024명이 분만 중 무통주사를 맞았다. 무통주사를 맞은 산모들은 패혈증 및 심장마비 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낮아졌다.

또 조산 위험이 있거나 의학·산과적 질환이 있는 산모의 경우, 무통주사를 맞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발표됐다.

영국에서는 출산 후 산모가 사망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올해 초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 따르면 출산 중 산모가 사망하는 비율은 20년 전과 같았다. 또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약 293명의 산모가 임신 기간부터 출산 후 6주 이내 숨졌다. 출산 중 혹은 출산 후 6주 이내 심각한 합병증에 걸린 산모의 비율은 2009년 대비 2018년 2배 가까이 늘었다. 원인은 산모 고령화와 비만이었다.

연구진은 “분만시 무통주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 산모의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무통주사의 이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를 이끈 레이첼 컨스 글래스고 대학 교수는 “의료 위험이 높거나 조산하는 여성 등에게 무통주사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무통주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함으로써 심각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출산 경험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통주사는 일반적으로 안전한 편이나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혈압 감소, 두통 등 부작용을 가끔 수반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무통 출산을 약 60% 비율로 시행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미국 60%, 중국 30% 비율이다. 일본은 여성이 고통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어머니가 된다는 통념이 널리 퍼져 8.6%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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