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전국 하수도 마약 역학조사해 ‘마약 지도’ 만들었더니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4. 5. 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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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하수처리장에서 해마다 한 곳도 빠짐없이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하수역학 기반 불법마약류 사용행태'에 대한 2023년도 조사 결과를 정리해 2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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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하수처리장에서 해마다 한 곳도 빠짐없이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하수역학 기반 불법마약류 사용행태’에 대한 2023년도 조사 결과를 정리해 29일 발표했다.

하수역학은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것을 말한다. 수사·단속기관의 적발 외에 실제로 사용되는 마약류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호주와 유럽연합 등에서도 활용 중인 조사기법이다. 이번 연구는 오정은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주관 하수역학 연구팀(경상국립대학교, 상지대학교 연구진 참여)의 용역연구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전국 17개 시·도별 최소 1개소 이상, 전체 인구의 50% 이상을 포괄하되 산업·항만 지역 등을 추가 대표 하수처리장으로 선정하고, 이곳에서 하수를 연간 분기별로 4회 채집해 주요 불법 마약류 성분인 필로폰·암페타민·엑스터시(MDMA)·코카인 등의 검출량을 조사했다.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불법마약류인 필로폰은 4년 연속으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다만 1000명당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하수처리장 마약류 농도를 통해 해당구역 주민 1000명당 일일 사용량 추산)은 2020년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코카인의 경우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이 증가했다. 그간 서울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으나 지난해에는 세종에서도 처음으로 검출됐다.

식약처는 “국내 코카인의 사용추정량은 유럽·미국·호주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사용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과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보면 필로폰의 경우 경기 시화·인천이 높았으며, 암페타민의 경우 청주·광주, MDMA(엑스터시)의 경우 경기 시화·목포, 코카인의 경우 서울(난지)·세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은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 결과나 마약류 사범 수의 암수율을 고려할 때 이미 우리 사회의 불법 마약류 사용자가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식약처가 실시한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3명이 마약류 불법 사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코카인 사용추정량 증가와 관련해 천 원장은 “국내 유통되는 마약류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이 우려된다”며 “마약류 중독 확산의 위험성과 사회적 손실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국가적 차원에서의 예방, 교육 및 치료와 재활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앞으로 실시해 오던 특정물질 위주의 분석과 대사체를 포함한 다빈도 검출 물질 분석을 병행해 필요시 임시마약류나 마약류로 지정하고, 신종마약류를 탐지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4년간(2020~2023년) 시도별 주요 마약류 검출 여부 (사진=식약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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