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공백 100일…의료계 "궁극적 문제는 정부에 대한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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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의료계가 사직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채동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젊은 의사들이 병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 궁극적인 문제는 불신"이라며 "의대정원을 증원하든 감원하든 유지하든, 정부가 의료계와 서로 합의된 상태에서 추진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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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접점 많아져야…사직 전공의, 원칙대로 처리"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의료계가 사직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9일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 심포지엄을 열었다.
채동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젊은 의사들이 병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는 궁극적인 문제는 불신"이라며 "의대정원을 증원하든 감원하든 유지하든, 정부가 의료계와 서로 합의된 상태에서 추진된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채 이사는 정부가 과거부터 의료계와의 약속을 지켜오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에 5년간 건강보험재정 연 2조 원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실상 건보재정에 국고지원금은 법정 20%로 지원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미납액만 20조~30조에 달한다"며 "그 지원금마저 수가 인상분에서 빼준다는데 말로만 지원하겠다면서 행동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도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면 의료계는 항상 저항한다. 그 이유는 소통이 부족하고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전공의들에게 돌아오라고만 하지 말고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을 고려해 필수의료 붕괴를 막고 지역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장·단기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한숙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정 간 불신이 쌓여있기 때문"이라며 "서로 접점이 더 많아져야 하고, 협상 타결의 성공 사례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사직 전공의들을 향해 "근본적으로 의사로서 수련을 받았기 때문에 '프로페셔널리즘'(전문가 정신)을 한 번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과연 '탕핑'(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만이 대안일까"라며 "정부는 앞으로 (사직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힘든 수련 환경과 근무 환경 속에서도 필수의료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이들로 누구보다 환자를 돌보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며 "전공의들이 왜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고민해주고, 이들이 필수의료를 계속할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환자단체들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다른 의료계 직역들이 의사들의 영역을 달라고 할 것이고 국민들도 이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자들은 (전공의가 없는) 100일을 힘들게 버텨왔는데 이제는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호 선천성심장병환우회 회장은 "지금 100일을 돌아보면 의대 정원 때문이 아니라 전공의 집단행동 때문에 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 많은 국민들이 의료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필수의료를 살리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논의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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