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서 마약 유통까지 손댄 조직…경찰, 국내 첫 적발

▲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마약과 대포폰

보이스피싱으로 시작해 국내에 마약까지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범죄집단조직·활동과 사기, 전기통신사업법·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 총책 30대 박 모 씨 등 27명을 검거하고 이 중 17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 14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81명에게서 11억여 원어치를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박 씨는 필리핀 해외 총책 김 모 씨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해 모집한 조직원 가운데 신뢰가 쌓인 이들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것으로도 조사됐습니다.

김 씨는 박 씨 조직의 보이스피싱 전달책을 필리핀으로 불러들여 항공편을 통해 마약을 국내에 반입하도록 한 다음 박 씨에게 이를 나눠 판매토록 했습니다.

이들이 시중에 유통하고 갖고 있던 마약은 필로폰, 케타민 등 5.77㎏으로 시가 29억 원 상당으로, 이는 동시에 19만 2천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아울러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필로폰 860g, 케타민 1193g, 엑스터시 252정 등 시가 9억 8천만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범행에서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놓고 수거하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이 보이스피싱 범행에서 카드 수거책, 현금 인출책 등을 이용하는 수법과 비슷해 보이스피싱에서 마약으로 범행이 확대됐다"라며 "보이스피싱과 마약 범행을 같이한 사례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박서경 기자 psk@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