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UAE 동반자협정…신 중동 붐 특수 기대감

백유진, 채신화 2024. 5. 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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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가와 첫 CEPA 체결…14위 교역국
차·가전 등 주요 관세 철폐…K-컨텐츠 확산

한국가 아랍에미리트(UAE)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체결했다. 한국이 아랍 국가와 CEPA를 맺는 것은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교역상품 시장을 개방할 예정으로 우리 기업들의 다양한 수주 기회로 이어지며 신 중동 붐 특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사진=대통령실 제공

아랍국가와는 첫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의미'

29일 산업통산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날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체결됐다. CEPA는 FTA와 유사한 자유무역협정의 하나로, 양국 간 상품・서비스 시장개방에 더해 포괄적 협력 강화를 포함한다.

한-UAE CEPA는 작년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본격 추진되됐고 지난해 10월 전격 타결됐다. 이후 정부는 협정문에 대한 법률 검토, 국문본 마련, 법제처 심사 등 정식 서명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진행해왔다.

정부는 이날 서명된 한-UAE CEPA의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이른 시일 안에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양국은 한-UAE CEPA의 비준 및 발효를 위한 각국의 국내법적 절차 완료 후, 이를 증명하는 서면 통보를 교환하게 되며 서면 통보 접수일 후 두 번째 달의 첫 번째 날에 발효된다.

UAE는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4위 교역 상대국(수출 28위, 수입 9위)이다. 우리는 주로 자동차,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합성수지 등 공산품을 수출하고, UAE로부터 원유와 석유제품, 천연가스, 알루미늄, 동제품 등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자원과 원료를 주로 수입한다. 

UAE는 중동지역 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를 잇는 물류 허브로서 이 지역 내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전날(28일) 재계 총수들은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면담을 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력 수출품 관세 철폐…온라인 게임도 개방

양국은 CEPA를 통해 품목수 기준으로 한국 92.5%, UAE 91.2%, 수입액 기준으로 한국 72.3%, UAE 82.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상품 시장 개방을 한다.

우리 주력 수출품인 무기류는 대부분 품목이 협정문 발효 즉시 UAE 시장 내 관세 철폐돼 빠르게 증가하는 중동 방산 수요에 따른 수출증대가 기대된다. 또한 압연기·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 상당수는 5년 내, 자동차 및 부품과 냉장고 등 가전제품 품목들도 발효 후 최장 1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도 발효 후 최장 10년 내 철폐되며, 화물차·특수차 중에서는 덤프차·적재차량 등에서 상당수 즉시철폐를 확보, 중동 건설시장 붐에 힘입은 수출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그 외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LED 조명기기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인삼류, 조미김·멸치·전복 등 우리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 철폐 혜택을 받게 된다.

UAE산 원유의 수입관세도 발효 후 10년에 걸쳐 기존 3%에서 0%로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석유화학 제품의 주 원료인 나프타 수입관세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절반으로 감축(기존 0.5%)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 가격 경쟁력 제고와 국내 물가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UAE는 다른 나라와의 FTA에서는 개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최초로 개방한다. 중동지역으로 게임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공급하거나 관련 업체가 직접 현지 진출할 때 우리 기업 활동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또한 우리 의료 기관의 현지 개원 및 원격 진료를 허용하고, 산후조리·물리치료 서비스를 개방하기로 했다.

에너지·공급망·디지털·바이오 경제 등 신통상의제를 포함한 14개 협력 분야를 명시한 것도 의미 깊다. 특히, UAE가 다른 국가들과 기존에 체결한 CEPA와 달리, 대체·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자원에 관한 협력을 포함했다.

이밖에 한-UAE CEPA를 통해 통관, 정부조달, 디지털 무역, 지재권 등 양국간 무역 과정에서 적용되는 무역 규범도 개선했다. 양국은 물품 통관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 수출기업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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