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 시장, 1·2위는 정해졌다…3위는 누구?

김아름 2024. 5. 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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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팔도·2위 배홍동 구도 굳혀
3위 놓고 오뚜기·하림산업 경쟁
삼양식품은 비빔면 단종 수순
그래픽=비즈워치

매년 비슷비슷했던 비빔면 시장의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팔도가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는 건 변함이 없지만 2위권 이하로는 치열한 순위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엔 출시 2년차를 맞이한 하림산업의 '더미식비빔면'의 성장세와 삼양식품의 '백기'선언이 눈에 띈다. 

구관이 명관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의 특징은 새로운 도전자가 없다는 점이다. 그간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제조사들은 매년 봄 신제품으로 팔도비빔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라인업을 늘리는 게 아닌, 기존 제품의 성과가 미진하면 단종시킨 후 새 제품을 내놓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봄 시즌에는 매년 1~2개 이상의 비빔면 신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지곤했다.

하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신제품을 내놓은 곳이 없다. 농심은 시장 2위 브랜드로 올라선 '배홍동'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등의 채널을 공략하기 위해 배홍동의 용기면 버전을 출시했을 뿐이다. 지난해 건면을 이용한 '배홍동 쫄쫄면'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늘렸지만 올해엔 배홍동과 배홍동 쫄쫄면만으로 2위 굳히기에 나선다.

팔도비빔면 40주년 기념 CF/사진제공=hy

지난해 더미식 비빔면으로 시장 안착에 성공한 하림산업도 올해엔 신제품보다는 기존 더미식 비빔면과 '메밀 비빔면'에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2017년 출시 후 단종됐던 '함흥비빔면'을 재출시하기로 했지만 신제품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 판매 채널 역시 온라인으로 제한했다. 일부 마니아층을 위한 재판매에 가깝다. 

삼양식품은 한 술 더 떠 지난해 새로 출시했던 사과비빔면과 기존 열무비빔면을 모두 생산 중단했다. 사실상의 단종 조치다. 사과비빔면은 시장 안착에 실패했고 열무비빔면 역시 마니아층이 있다지만 매출은 미미했다. 불닭볶음면이 연일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반면 1위 팔도는 주요 라면 제조사 중 유일하게 올해 신제품 비빔면을 내놨다. 기존 팔도비빔면에 마라 소스를 추가한 '마라왕 비빔면'이다. 올해 초 출시한 '킹뚜껑 마라맛' 한정판 70만개가 1개월 만에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자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팔도비빔면에 마라맛을 더한 신제품을 내놨다. 

순위 역전의 꿈

비빔면은 몇 년째 1700억~1800억원에서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장이다. 이는 곧 내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매출을 뺏어와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엔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는 만큼 일시적인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이 배제된, 각 사의 정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심은 3위 싸움에 몰려 있다.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팔도가 확고하게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도 농심 배홍동이 유력하다. 농심 배홍동은 지난해 20%에 가까운 점유율로 3위와 큰 격차를 내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출시 3년차를 맞이한 배홍동이 2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데 더해 배홍동쫄쫄면이 100억원대 매출로 거들었다. 올해엔 5월까지 누적 매출이 170억원대다. 6~8월이 비빔면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배홍동 출시 후 3위로 밀려난 진비빔면은 연 매출이 100억원 초반대임을 감안하면 배홍동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하림산업의 더미식 비빔면을 견제해야 하는 처지다. 하림산업에 따르면 더미식 비빔면은 지난해 7~8월 대형마트 3사 매출이 진비빔면을 넘어선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온라인 채널에서는 배홍동까지 잡고 2위에 올랐다. 하림의 라면 시장 진출 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점유율로만 보면 각 사간 격차가 커 보이지만 매출액을 따지면 1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은 차이다. 올해 삼양식품이 비빔면 시장을 포기한 만큼 그간 '열무비빔면'이나 '사과비빔면' 등 삼양식품의 비빔면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은 새로 정착할 브랜드를 찾아야 한다. 미미하게나마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빔면 같이 특정 시기에 판매가 집중되는 시즌성 제품들은 소비자들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엔 신제품이 거의 나오지 않은 만큼 각 사의 마케팅 능력이 매출에 바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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