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개항 23년 만에 ‘톱3’ 반열에...1억명 수용 공항으로 탈바꿈
종합시운전 착수...10월말 준공하고 11~12월께 공식 개장
연간 1억600만명 수용 가능...2031년께 1억명 이용 전망
공항 건설·운영경험 살려 2030년까지 해외 공항 10개 직영
28일 찾은 인천국제공항 4단계 확장 공사 현장. 종합공정률 95%를 넘겨 내·외관은 애초 설계대로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몸통 중심으로 건설된 기존 제2여객터미널을 동서측으로 연장해 봉황 2마리가 마주 보는 형상이 완성됐다.
김종현 인천국제공항공사 4단계운영준비TF단장은 “이달부터 종합시운전에 들어갔다”면서 “7월부터 9월까지 55개 계통연계시험, 64개 시험운영, 항공기 동원 시험이 완료되면 10월 말 준공을 거쳐 11월 또는 12월께 개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4조8000억원을 투입해 2017년부터 시작한 4단계 확장 사업(2018년 12월 착공)은 제2여객터미널 확장, 제4활주로 건설, 계류장 확충, 교통센터 주차장 확대, 1·2터미널 연결도로 단축이 핵심이다. 2018년 1월 제2여객터미널을 연 지 11개월 만에 4단계 확장에 나선 건 당시의 시설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2여객터미널이 확장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수용능력은 7700만명에서 1억 600만 명으로 37.6%, 화물 용량은 500만t에서 630만t으로 26%가 늘어난다. 연간 운항 횟수도 50만회에서 60만회로 20%가 증가한다. 현재 연간 여객수용능력이 1억명 이상인 공항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과 튀르키예 이스탄불국제공항뿐이어서 연말께 인천공항은 아시아 최초, 세계 3번째 1억명을 수용하는 공항이 된다.
생체인증 기반 출국, 스마트 체크인, 스마트 보안 등 최첨단 기술 접목 서비스를 대거 도입해 평균 출국시간과 입국 시간은 각각 45분 이내, 40분 이내로 줄어든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는 출국 60분 이내, 입국 45분 이내를 권고하고 있다.
계류장 관제시스템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해 항공기 운항 지연 시간이 1대당 평균 49.8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고성능 광학 문자 인식 기술과 자동 수하물 정보 입력 기술이 수하물처리시스템(BHS)에 탑재돼 현재 96%인 수하물 태그 판독률은 99%까지 향상된다.
출국의 설렘을 더하는 시설도 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 인근에서 대기 중인 여객을 위해 제2여객터미널 동측과 서측에 한국 공항 최초로 실외 정원을 만들었다. 탑승 전 실내에서 벗어나 바깥 공기를 마시며 하늘을 볼 수 있다. 특히 동측에 조성한 한국정원에는 서울 창경궁에 있는 승재정(勝在亭)을 대목장이 1대1로 측정해 강원도 해송(海松) 등을 공수해 재현했다. 주변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배치하고, 돌담과 돌계단, 물길을 만들어 한국 전통 정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출발 게이트 지역에는 장애인·노인 등 교통약자와 탑승 임박 여객의 빠른 이동을 돕기 위한 자율주행 운송수단(AM)이 투입되고, 가족 라운지·교통약자 서비스 센터·교통약자에 최적화된 키오스크를 운영한다.
지열,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제2여객터미널 소비 전력의 약 18%를 공급 받는다.
입국장 전광판에는 마중 나온 가족 등이 가장 궁금해하는 편명별 도착 예정 시간 등을 그래픽, 문자 등으로 노출해 단박에 이해가 쉽게 했다.
전영근 인천공항공사 전기통신처장은 “출국장 천장에 설치된 움직이는 키네틱(kinetic) 조형물, 출국장과 입국장의 초대형 LED 전광판, 2터미널 몸통과 동서 날개가 연결되는 실내 공간에 비행체 7개를 띄워 다양한 연출·공연이 가능한 비행오브젝트는 전 세계 공항에서 찾아보기 힘든 인천공항만의 랜드마크”라고 소개했다.
특히 출국장 천장에 설치한 키네틱 조형물은 인천공항공사가 직접 설계해 만든 것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해 하늘을 나는 독수리, 숲을 거니는 호랑이, 바다를 유영하는 고래의 모습을 연출한다. 멸종 동물을 형상화해 자연과 인간, 동물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인천공항은 국제 항공수요가 2040년까지 연평균 3.6% 수준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천공항이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같은 기간 이 보다 더 높을 것(4.7%)으로 예측됐다.
국토교통부가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1)에서 밝힌 인천공항 국제항공 수요 예측도 우상향이다. 내년 7284만명, 2030년 9476만명, 2035년 1억1308만명, 2040년 1억2677만명, 2045년 1억3928만명으로 추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를 근거로 현재 7000만명 정도인 연간 공항 이용 여객이 2031년께 1억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장은 “수도권신공항 계획 당시 목표였던 ‘1억명 메가 허브 국제공항’이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확장 사업은 ‘제2의 개항’”이라면서 “지난 30년간 쌓아온 공항 건설·운영, 고객 서비스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세계 10개 공항을 직접 운영하는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바탐국제공항, 필리핀 최대 관문공항이자 수도공항인 ‘마닐라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 개발 운영권을 수주했다.
이 사장은 “전사적으로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보다 편리한 공항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업의 첨단 기술·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조성해 디지털 기술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는 공항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달 초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판 CES(세계 최대 미국 가전·IT 박람회)를 인천공항 배후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사장은 “네트워크가 뛰어난 인천공항 배후에 1년 내내 운영하는 전시 체험 공간을 만들고, 출품 기업 수가 늘어나면 미국 CES처럼 대형 전시 이벤트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2030년 내 한국판 CES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전시 프로그램이 즐비한 전시 체험 공간과 관광·문화, 물류, 항공 지원, 첨단산업 중심으로 개발될 주변 공항 경제권이 어우러지면 진정한 ‘에어시티’가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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