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성태' 해외도피 도운 수행비서, 2심도 '집행유예'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현지에서 도운 수행비서 박모씨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2.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배수아 기자 = 수사망을 피해 해외로 출국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을 도운 수행비서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9일 수원지법 제5-3형사항소부(부장판사 홍득관 김행순 이종록)는 박모 씨(48)의 범인도피 혐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박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박 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 때문에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김성태 등에 대한 수사와 재판 등 국가 권력 행사에 방해가 됐던 걸로 인정이 돼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약 20년 동안 김성태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면서 보좌를 해왔기 때문에 해외 도피에 같이 있었던 것 같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또 쌍방울 주식회사 이사로 등재됐던 기간이 4년 정도 있었는데, 실제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그 밖의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2022년 5월 말 김 전 회장이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도피 행각을 벌일 당시 은신처를 마련하는 등 김 전 회장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여년간 김 전 회장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착한이인베스트의 사내이사로 등재된 인물이기도 하다.

박 씨는 지난해 1월 18일 김 전 회장이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검거된 직후 캄보디아로 도주했다가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국내로 압송됐다.

한편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의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측 인사에 전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해 2월 3일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선고는 오는 7월 12일 예정돼 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