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내구 레이스, 무엇이 그들을 새벽에도 달리게 만드는가?
새로운 기술의 테스트와 기존 기술의 연이은 발전
장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매력
이처럼 내구 레이스는 F1과는 또 다른 극한의 영역이다. 짧게는 6시간, 길게는 24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내구 레이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구 레이스에 나선 팀, 선수들은 연이은 드라이버 교체는 물론 쪽잠을 자며 ‘마지막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불 태우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모터스포츠의 또 다른 ‘극한’ 내구 레이스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일본을 대표하는 내구 레이스 대회, 슈퍼 다이큐(Super Taikyu)의 시즌 두 번째 경기는 후지 스피드웨이(Fuji Speedway에서 24시간 내구 레이스로 펼쳐지는 ‘슈퍼텍 24’로 치러진다. 그리고 올해에는 총 58대의 레이스카가 이름을 올리며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Mazda Spirit Racing) 소속으로 로드스터 CNF 컨셉에 올라 대회에 출전하는 사카구치 료헤이(Sakaguchi Ryohei)를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내구 레이스는 어떤 의미냐는 질문을 했고, 그는 질문을 듣고는 잠시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같은 피트 안에 있는 팀원들, 그리고 경기 응원하고 기술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마쯔다 본사의 임직원 등을 가리키며 “내구 레이스는 나만의 경기가 아니라 여기 지금 다 같이 있는 이들의 경기이며 이게 가장 큰 가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경기 중에 발생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바로 포기하지 않는다. 실제 슈퍼텍 24 현장에서도 마쯔다 스피릿 레이싱의 55번, 마쯔다3 바이오 컨셉이 변속기 문제로 리타이어를 결정해도 무방한 상황에 놓였지만 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 대회인 FIA WEC는 물론이고 해외의 주요 서킷에서 펼쳐지는 24시간 내구 레이스 대회들도 마찬가지다. 사고가 나거나, 레이스카에 문제가 생겼다고 그대로 끝내지 않고 몇 시간이고 다시 고쳐 ‘모두의 레이스’를 이어간다.
그렇게 내구 레이스는 ‘모두의 레이스’라는 걸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
모터스포츠의 여러 의미 중 하나는 바로 새로운 기술의 시험을 하는 ‘실험실’의 의미도 갖고 있다. 실제 과거 모터스포츠에서 사용되고 있는 여러 기술을은 이제 우리의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우리의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비단 내구 레이스 뿐 아니라 전세계의 주요 레이스는 모두 새로운 기술과 소재 등을 연구하고 검증하는 실험실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 F1은 물론이고 세계의 여러 대회에는 각종 기술을 검증하고,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얻은 경험을 실제 차량 개발로 이어가는 모습이다.
루키 레이싱 팀은 AMG GT3를 ST-X 클래스에 출전시키는 것 외에도 토요타의 ‘연구와 개발’을 주도하는 핵심 롤링 랩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루키 레이싱에는 액화 수소를 사용하는 GR 코롤라 H2 컨셉과 탄소중립연료인 CNF의 GR 86 CNF 컨셉 등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 이번 슈퍼텍 24에는 토요타와 마쯔다, 스바루는 물론이고 닛산과 혼다의 다채로운 ‘탄소중립’ 추구의 레이스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닛산과 토요타의 GT4 기반의 CNF 레이스카는 물론이고 혼다의 ‘시빅 타입 R’을 기반으로 한 CNF 레이스카 역시 등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내구 레이스는 ‘타이어 제조사’에게도 무척이나 좋은 실험 무대다. 다채로운 레이스카, 극한의 주행 환경, 장시간 주행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날씨나 주변 요소의 개입 등으로 인해 더 좋은 타이어 소재, 기술 등을 연구하고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구 레이스는 모두를 위한 축제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실제 24시간 내구 레이스가 펼쳐지는 서킷과 그 주변은 ‘레이스’ 외의 요소들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다양한 이야기와 즐거움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록 페스티벌이나 EDM 페스티벌은 물론이고 맥주 파티나 지역, 국가적인 음식 축제 및 다양한 행사 등이 함께 어우러지며 특별한 매력을 자아낸다. 이러한 축제, 혹은 이벤트의 효과를 더하고 대중들이 느끼는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것 역시 ‘모터스포츠’, 그 중에서도 내구 레이스의 특별함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레이스 내부적으로는 레이스 커리어가 짧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젠틀맨 드라이버들이 드라이빙 스킬이나 레이스 운영 등에서 한층 성장해 진정한 레이서로 거듭날 수 있는 순간이며, 또 기존 선수들 역시 극한의 환경에서 자신 역량을 개선하고, 또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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