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세계 정복에 나서다]빅3는 해외 영토 확장..팔도 풀무원 하림 내수 다지기 주력
세계 인스턴트 라면 협회(WINA)에 따르면 1인당 라면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베트남이다. 2022년 기준 베트남 국민은 1인당 총 86개의 라면을 소비했고 2위인 한국은 77개를 소비했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헛점이 있다. 베트남의 봉지 라면 평균 중량은 75g 내외, 한국은 120g이다. 한국인은 1인당 약 9.2kg, 베트남인은 6.5kg으로 한국인이 1년에 3kg 정도 라면을 더 먹는셈이다. 명실상부 우리나라는 1인당 라면 최대 소비국이며 세계 라면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다. 세계 각국의 대형마트에는 한국의 라면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라면 기술을 전수해준 일본마저도 한국 라면을 표절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라면 회사들 역시 세계에 한국의 맛을 알리며 K-라면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농심, 삼양, 오뚜기 빅3 해외 영토 확장
우리나라 라면 업계 빅3인 농심, 삼양, 오뚜기의 미래 전략은 K-라면의 해외 영토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K라면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한국 라면 수출액은 9억5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농심은 라면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수출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평택(포승공장), 부산(녹산공장) 등 기존에 확보되어 있는 부지에 수출 라면 전용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빠른 속도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유럽에 추후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농심 미국법인은 올해 라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라틴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맛을 구현한 신제품으로 라틴 소비자 비중이 높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을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1억3000만 인구의 멕시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제2공장 내에 생산라인을 하나 더 늘릴 계획이다. 현재 미국 공장은 1공장에서 5억개, 2공장에서 3억5000개의 라면이 생산된다. 하반기 라인을 하나 더 증설하면 1억5000만개가 추가로 생산 가능하다. 농심은 작년 11월 태국에서 출시한 ‘신라면 똠얌’과 같이 해외 각국의 소비자 기호를 고려한 라인업 확장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지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농심 신라면의 2018년 해외 매출(해외법인+수출)은 43%였지만 지난해에는 59%까지 증가했다.
오뚜기도 세계인구의 24%를 차지하는 이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할랄 시장 공략 등 세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등 할랄 시장 진출을 위해 베트남 공장에서 할랄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할랄 인구는 19억명에 시장규모가 2조 달러 정도로 전체 식품 시장의 2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국가 맞춤형 전략도 추진 중이다. 해외 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 확대를 목표로 미국, 베트남, 오세아니아는 물론 미개척 지역인 유럽 및 중동에 한국식 특성 제품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한류 영향을 등에 업고 라면, 분식, K-소스, 핫도그 등과 함께 라면 역시 대표 제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기존 오뚜기 아메리카 본사 소재지에 푸드아메리카 공장도 설립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본사 소재지인 라미라다 지역으로, 인근으로 자리를 옮긴 물류센터와도 시너지가 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필두로 K-라면의 세계 정복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기준 불닭브랜드의 해외 매출은 80%를 넘어섰다. 불닭브랜드는 현재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은 해외에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2022년에는 4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며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법인 영업 강화와 수출국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해외사업부문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현지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유통망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중동, 유럽 등 신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수출 전용 브랜드도 적극 육성한다. ‘하바네로불닭볶음면’(미주), ‘야키소바불닭볶음면’(아시아) 등 불닭브랜드의 현지 맞춤형 제품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수출 전용 브랜드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수출 전용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탱글’을 론칭하고 미주, 일본에 판매하고 있으며 추후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등으로도 판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팔도, 풀무원, 하림 집토끼부터
팔도비빔면, 틈새라면, 왕뚜껑, 도시락 등 히트 상품을 보유한 팔도는 활발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주력 브랜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이종업계 간 협력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 스토리를 구축할 예정이다. 팔도비빔면의 경우 올 여름을 앞두고 베테랑 연기자 서권순과 범죄도시3 '초롱이' 캐릭터를 연기한 고규필을 앞세운 광고를 론칭했다. 더불어 팔도비빔면은 딸기맛 팔도비빔면, 우동국물 팔도비빔면 등 시즌 별로 다양한 한정 상품을 출시하며 젋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팔도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최근 신규 브랜드 '마라왕'을 론칭하며 새 브랜드를 통한 해외 공략도 진행 중이다. 마라왕 비빔면을 필두로 향후 국물라면, 볶음면 등 다양한 마라왕 제품을 출시하고 글로벌 메뉴 레시피 제품 개발 및 한정판 시도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카테고리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 건면을 최초로 소개하고 건면라면 브랜드, 비건 라면 브랜드를 론칭한 풀무원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다른 회사들이 대형 모델을 쓰고 마케팅에 큰 비용을 쓰는 것과 달리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기술개발, 로스팅 스프와 면 제조 기술에 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와 함께 출시한 서울라면이나 앞서 풀무원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은 로스팅 라면 제품군을 더 알리는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라면 구매를 할 때 떠올리는 우선 순위에 풀무원 라면이 반드시 들어가는 히트 상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해외의 라면 트렌드 역시 한국에서 인기 있는 라면이 해외에서도 잘 나가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국내 대표 '건면' 브랜드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방침이다.
하림도 '이정재 라면'으로 알려진 더미식 장인라면의 국내 시장 정착이 우선 과제다. 더미식 장인라면, 비빔면 등 라면 제품은 물론 사천자장면, 유니자장면, 육개장칼국수 등과 같은 상온 밀키트 제품으로도 면류를 확장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미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 라면 시장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론칭하면서 선보인 국내 첫 어린이 국물라면 ‘빨강라면’과 ‘하양라면’은 출시 4개월 만에 제품 판매량 700만 개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진짜 짜장면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담아낸 ‘까망 짜장면’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맛과 영양에 대한 진심을 담은 어린이 라면 라인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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