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세번째 10-10 했는데' 손흥민, EPL 올해의 선수-PFA 올해의 팀에 이어 팬 선정 EPL 베스트11도 '불발'

박찬준 2024. 5. 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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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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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아쉽게 팬들이 직접 뽑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PL 사무국은 29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 '팬 팀'(Fan Team)을 발표했다. 팬 팀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선정됐다. 두 명이 선정된 스트라이커진에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손흥민은 사무국이 추린 스트라이커 후보 10인의 명단에는 포함됐으나 최종 선정된 선수는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와 엘링 홀란(맨시티)이었다.

왓킨스는 페널티킥 없이 19골을 넣었고, 어시스트도 13개를 기록했다. 소속팀 애스턴빌라는 시즌을 4위로 마쳐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본선행 티켓도 따냈다. 홀란은 또 한번의 득점왕을 차지했다. 31경기에 출전, 27골을 터뜨린 홀란은 맨시티가 사상 최초로 EPL 4연패의 대업을 달성하는 데 일조했다. 손흥민은 둘에 밀리며 아쉽게 수상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그 어느 때 보다 변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다. 셀틱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고 하나 빅리그 경험이 일천한, 호주 출신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매시즌 20골 이상을 책임졌던 '에이스' 해리 케인마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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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를 연 토트넘의 중심은 손흥민이었다.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존 주장단이었던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 등을 정리하고, 새 리더를 찾았다. 고민은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줬다. 손흥민은 2012~2013시즌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에 이어 역대 두번째 한국인 EPL 주장이 됐다. 손흥민은 온화한 성품과 책임감으로 토트넘을 바꿔나갔다. 자기보다 동료를 챙기고, 팬들을 우선시 하는 손흥민의 리더십은 영국 내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였다.

해결사 역시 손흥민이었다.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최전방이 약해지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톱' 카드를 꺼냈다. 스트라이커로 나선 첫 경기였던 9월 번리전부터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 이후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며, 케인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12골의 기대득점을 훌쩍 뛰어넘는 17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득점력 뿐만 아니라 축구도사 다운 면모를 보였다. 손흥민은 올 시즌 경기당 2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며, 전문 플레이메이커 못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빅찬스 생성만 20개였다. 동료들의 미스로 10도움 밖에 하지 못한게 아쉬울 정도였다.

아시안컵 출전 이후 손 부상 등이 겹치며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올 시즌 토트넘 최고의 선수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시즌 평점 7.30점을 기록했다. 토트넘에서 가장 높았고, EPL 전체 선수 중 12번째였다. 득점왕 시즌(7.52점)에 이어 커리어 통산 두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손흥민은 10-10 달성을 통해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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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10-10(11골-10도움)을 달성했던 손흥민은 2020~2021시즌(17골-10도움)에 이어 세번째로 10-10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EPL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디디에 드록바, 프랭크 램파드, 에릭 칸토나,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통계 전문 업체 스쿼카는 '역대 EPL 무대에서 세 차례 이상 10골-10도움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 포함, 6명뿐'이라며 '쏘니(손흥민)가 레전드의 리스트에 올랐다'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득점 랭킹에서는 8위, 도움 랭킹에서는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아쉽게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2023~2024시즌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팀 성적 때문으로 보인다. 첼시의 콜 파머, 뉴캐슬의 알렉산더 이삭을 제외하고는 모두 톱4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파머와 이삭은 모두 20골 이상을 기록 중이다. 21골-9도움을 기록 중인 파머야 그렇다치고, 이삭과 견주었을때 절대 떨어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인만큼 아쉬움이 크다.

더욱이 손흥민은 팀공헌도에서 압도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최근 '전 세계 30개 프로축구 리그에서 뛰는 공격수의 수비 가담 정도를 분석한 결과 손흥민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CIES는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와 신체 접촉 및 볼 터치가 없어도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횟수를 기준으로 수비 가담 정도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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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요소를 합산한 결과 손흥민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특히 수비 복귀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 부분에서 월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10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압박 횟수에서는 전체 7위(86.6점)였다.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잉글랜드, 프랑스)로 한정하면 질주 거리는 물론 압박 횟수 역시 1위였다.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게 수치로 증명됐다.

2015년부터 EPL에서 뛴 손흥민은 지금까지 PFA 베스트 11에는 한 차례만 선정됐다. 2020~2021시즌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이 명단에 포함되는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정작 최고 활약을 보여준 2021~2022시즌에는 PFA 베스트 11에 선정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당시 공격수 부문에는 살라와 함께 뛴 사디오 마네(당시 리버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당시 맨유·이상 현 알나스르)가 뽑혔다.

한편, 팬 팀은 맨시티 잔치였다. 홀란 외 포든(왼 측면), 로드리, 케빈 더브라위너(이상 중앙)도 베스트 11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오른 측면에는 EPL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첼시의 콜 파머가 뽑혔다. 후방에는 벤 화이트-윌리엄 살리바-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이상 아스널)로 이어지는 아스널 수비수 3총사와 함께 리버풀의 풀백 트렌트 알렉산 더아놀드가 포백으로 선정됐다. 팬들이 생각하는 올 시즌 최고의 골키퍼는 아스널의 다비드 라야였다.

이번 투표는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EPL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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