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금(金)사과인데 미국선 '1달러'… 충주시 "홍보로 봐달라"

황정원 기자 2024. 5. 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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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물가 속 '태풍의 눈'이나 다름 없는 금(金)사과를 미국에서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알려져 소비자들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충주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사진 속 사과는 지난 1월18일 선적한 것"이라며 "계약재배 물량이라 2023년 초 가격으로 수출돼 올해 국내 사과 물가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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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충북원예농협, 충주사과 홍보 위해 2011년부터 미국 수출
사과가격 전년도 물가 반영해 책정… "올해 물량 1월초 선적된 것"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미국에서 충주인심 세척사과가 개당 1.29달러(약 1750원)에 판매된다는 글이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올해 고물가 속 '태풍의 눈'이나 다름 없는 금(金)사과를 미국에서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알려져 소비자들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해당 사과를 수출한 충주시는 머니S에 "수출가는 1년 전에 책정됐고 전량 사전계약 물량이라 국내 물가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8일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개 1만원 하던 사과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미국 현지에서 '충주안심 세척사과' 라벨이 붙은 사과가 개당 1.29달러(약 1750원)에 할인해 판매된다는 내용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할인 전 가격도 2.49달러(약 3400원)였다는 점이다.

해당 게시물이 퍼지자 누리꾼들의 분노에 찬 댓글이 이어졌다. 관련 커뮤니티에는 "대한민국 유통 아주 자알 돌아가는구나야" "중간 마진을 얼마나 남겨 먹는 거야 도대체" "국산 사과 싸게 먹으려면 미국 가야 하는군요" "미국 GDP가 한국의 두배이니 사실상 저 사과는 900원짜리" "유통구조 욕할 게 아니다. 농가에서 직접 사도 유통마진 다 포함된 가격으로 팔더라"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주된 반응은 유통 구조 때문에 2000원짜리 사과가 1만원으로 둔갑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충주시에서 해외 홍보용으로 매입… 유통 구조와 관련 없어


지난해 11월 조길형 충북 충주시장을 비롯한 충주시 농업정책국과 농협 직원 등 30여명이 우박 피해를 입은 농가를 찾아 사과 수확 등 일손을 돕고 있다. /사진=충주시
머니S 취재 결과 미국에서 판매되는 사과 가격은 국내 유통 구조와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주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사진 속 사과는 지난 1월18일 선적한 것"이라며 "계약재배 물량이라 2023년 초 가격으로 수출돼 올해 국내 사과 물가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고물가 상황이 반영되기 이전의 사전계약 물량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미국 내 가격이 국내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판매보다는 충주사과를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 측면에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충주시와 충북원예농협은 충주사과를 알리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사과 4~6톤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시에서 수출한 사과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마켓 등에서 판매된다. 100% 계약재배로 진행되며 매년 초에 계약해 이듬해 납품되는 구조다.

가격은 전년도 물가를 반영해 결정하며 현지 상황에 따른다. 농가에서 매입할 때는 국내 시가, 미국에 판매할 때는 미국 시가가 적용되는 식이다. 소매점 할인율 등은 해당 판매처 재량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 사과 평균가보다는 충주사과가 더 비싸다"면서 "미국 시중가가 1달러이면 충주사과는 2달러 정도로 더 비싸게 가격을 매긴다"고 말했다.

정기적인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는 고정 수입을 얻고 시는 이를 다시 홍보와 마케팅에 활용하므로 농가와 지자체 모두 '윈윈'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어 1년 전에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작황이나 물가 변동이 있더라도 농가에서는 납품 약속을 지킨다고 했다.

올해 사과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전년도 가격 기준으로 매입했냐는 질문에는 "사과가격은 십수 년째 전년도 시가를 반영해 구입하는 데다 가격 등락은 늘 있는 일이다"라며 "사과가격이 폭락했을 때도 매입가가 일정한 편이라 농민이 손해 보는 부분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jw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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