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기세싸움인데…"美민주 지도부에서 바이든 패배 공포 만연"
당 의원 "'I'로 시작하는 대통령 도전, 이스라엘이 아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거머쥘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속속 제기되는 분위기다.
사실상 대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최대 라이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에게 자꾸만 뒤처지는 여론조사 결과 등이 나오면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민주당 최고위층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전망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해 있다"며 "이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다가오는 전투에 자신감을 표명했던 공직자들과 전략가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격전지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앞서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에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많은 대선 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백악관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는 익명의 민주당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저조한 여론조사와 선거의 판세가 괴상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핵심 기부자는 '바이든이 패할 수 있는 20여 가지 이유'를 후원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목록에는 △이민 문제와 높은 인플레이션 △대통령 나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저조한 인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와 같은 제3당 후보의 존재 등이 적혔다.
이 기부자는 "후원자들이 매번 내 생각을 묻는데, 그들에게 이걸 보여주고, 그들이 이것을 읽는 동안 나는 술 한 잔을 따라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이유'에 대한 목록은 너무 적어서 휴대전화에 보관할 필요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의 패배감이 만연한 가운데 이 고리를 끊을 방안은 요원한 모습이다.
케빈 무노즈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우리는 트럼프가 우리를 19세기로 되돌려 놓았다는 메시지를 정직하게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야 한다. 바이든은 우리를 21세기로 더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래서 그러한 캠페인이 진행 중인지, 만족스럽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경합주를 포함한 광고 집행 등 수많은 활동을 했으나 선거 관련 통계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연두 국정연설이 있었던 3월 7일의 바이든 대통령 평균 직무 지지율이 38.1%였던 가운데 5월 24일에도 지지율은 38.4%로 큰 변동이 없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또한 거의 변하지 않았다.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형사재판이 열린 4월 22일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0.3%포인트(p) 앞섰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평균 1.4%p 앞서고 있다.
상황 타개를 위한 움직임과 쓴소리도 포착된다. 민주당 소속 마우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기금 모금액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졌다는 소식 직후에 열린 모금 행사에서 "우리는 여러분이 좀 더 지갑을 열고 애국자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로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힐리 주지사는 진지한 목소리로 고액 기부자들과 각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당 관계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의 의미에 대해 오래, 그리고 열심히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전쟁에 따른 대열의 혼란을 지적하는 한편 그보다는 국내 사안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친(親)이스라엘 편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치 토레스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은 전쟁 문제에 대해 거론하면서도 팬데믹 때 시작돼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식료품 등의 '높은 비용'이 더 주요한 문제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정치적 도전은 '아이'(I)로 시작하지만 그것은 '이스라엘'(Israel)이 아니라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활비는 우리가 관리 방법을 찾아야 하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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