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냐”…배달원 분노 부른 아파트 ‘헬멧’ 공지
한 아파트에서 배달원을 대상으로 ‘헬멧을 벗고 출입하라’는 공지를 붙여 온라인상에서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29일 배달 종사자들이 모인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한 아파트 출입 현관에 ‘헬멧을 벗고 출입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은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갑질 아파트가 점점 늘어난다”며 “모자나 마스크 쓴 사람들도 다 벗고 출입하면 인정한다. 라이더만 벗으라고 하는 건 편견이자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배달 종사자들은 “이런 아파트는 안 가게 된다” “오기로 더 쓴다” “엘리베이터에서 ‘벗으라’고 방송하는 곳도 있다” “이런 아파트는 고객보고 내려오라고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같은 사진이 공유됐다. 배달일을 하다가 직접 이 같은 공고를 발견했다고 밝힌 작성자는 “별 이상한 아파트가 다 있다”며 “차라리 출입 대장을 적게 하는 게 낫지, 헬멧을 벗으라고 하는 건 좀 그렇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일부 네티즌들은 “요즘 험한 세상이라 그렇다” “CCTV로 식별이 어려우니 벗으라고 하는 듯” 등 아파트의 입장이 이해간다는 반응을 보인 한편 “유난이다” “저 정도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지 말아야 한다” 등 배달 종사자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아파트 차원에서 배달원에게 얼굴이 보이게 헬멧을 벗도록 하거나 단지내 오토바이 통행을 금지하고, 화물용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도록 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종종 전해졌다.
배달 종사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2021년 ‘갑질 아파트’ 76곳, ‘갑질 빌딩’ 7곳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배달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아파트와 빌딩의 관리 규정과 인권 침해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고 배달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개선안을 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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