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주식거래… 투자자 ‘득과 실’은
절감 수수료 0.001%p로 미비, 공시 당일 반영돼 변동성 확대 우려
[마이데일리 = 신용승 기자] 내년 상반기 대체거래소(ATS)의 출범으로 주식 거래시간이 연장되는 가운데 투자자의 득과 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수수료 절감 등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변동성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주장이 서로 팽배하기 때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9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ATS 운영 방안’ 세미나에서 “주식 거래시간 연장으로 직장인 투자자도 퇴근시간 이후 편리하게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며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매매체결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할 예정이므로, 시장 간의 건전한 경쟁이 투자자의 편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넥스트레이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한국거래소 수수료 보다 20~40% 가량 낮은 수수료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거래소 수수료가 0.0027%인 점으로 미뤄볼 때 최대 할인을 적용한다 해도 절감되는 수수료는 0.001%p로 투자자가 이익을 체감하기에는 적은 수치다.
일부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수수료 누구 코에 붙이냐’, ‘도박장 스트레스 받는 시간 연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은 거래소가 아니다’라는 비판적인 의견이 달리고 있다.
선례를 살펴볼 때 대체거래소 출범이 주식거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16년 8월 1일 정규장 운영시간은 15시 30분까지로 30분 연장됐지만, 한 달 거래량은 78억주를 기록해 전년 동 기간 대비 오히려 6.7% 감소했기 때문이다. 연간으로 살펴봐도 전년보다 17% 이상 감소하는 등 효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이나 공시가 장 마감 후 나오는 현 구조에서 늦은 저녁 해당 공시가 당일 주식시장에 바로 반영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돼 주식시장이 코인판으로 전락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증권사 최선집행의무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의 권익이 확보될 것이며 해외에서도 대체거래소 설립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트렌드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의 주요 선진국은 대체거래소가 10%대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우려와 기대를 내놓는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정규장 종료 후에 공시, 글로벌 뉴스 등에 따라 추가적인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적은 거래량으로 인한 가격 왜곡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업무시간 외에도 거래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선택의 폭 확대와 거래비용 절감 등이 기대된다”며 “다만 규모가 작기 때문에 거래소와 ATS가 같은 상품을 거래 시 가격이 상이한 문제에 대한 투자자 보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KB증권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출범까지 아직 기간이 있는 만큼 당사는 최선집행주문을 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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