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끄는 폐지 손수레 넘어지자 네 소녀 달려와 한 일…‘깜짝’

폐지 수집 노인의 수레가 넘어지자 달려와 도운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한 시민의 차량 사이드 미러에 포착됐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의 손수레가 뒤로 넘어지자 소녀들이 우르르 달려와 도움의 손길을 건넨 따뜻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기 안산시는 지난 28일 시청으로 특별한 손님을 초청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주인공은 안산 관산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여학생 4명이었다.

어린이들이 표창장을 받은 사연은 이렇다.

지난달 23일 오후 4시쯤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 도로에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이 끌고 가던 손수레가 뒤로 넘어졌다. 제대로 걷기도 힘든 듯 힘에 부친 할아버지에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때마침 지나가던 초등학생 4명이 이 모습을 목격하고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 소녀들이 바로 표창장을 받은 주인공들이다.

자동차를 몰고 근처를 지나가던 한 시민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차를 세웠다. 이 시민은 아이들과 함께 노인의 수레를 바로 세우고 쏟아진 폐지를 주워 정리한 뒤 수레에 단단히 묶었다. 다시 차에 오른 시민은 떠나기 전 차량 사이드 미러로 이 학생들이 할아버지의 수레를 밀어주는 모습을 포착, 대견한 마음에 이를 촬영해 안산시 시민기자에게 제보했다.

폐지수집 노인을 도운 선행으로 표창장을 받은 안산 관산초등학교 학생들. [안산시 제공]

이 시민기자는 지난 8일 블로그에 '백미러에 찍힌 아름다운 세상, 폐지 담긴 수레를 끄는 어르신을 도운 안산의 아름다운 어린이들의 훈훈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은 사연을 전하고, "대한민국, 안산에 이런 착한 아이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 안산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블로그에 공개된 사진에는 폐지를 수집하는 할아버지 몸을 숙여 앞에서 수레를 끌고 그 뒤로 책가방을 멘 여학생 4명이 수레를 밀며 도와주는 훈훈한 모습이 담겼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타인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선뜻 나선 의로운 학생들이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함께의 가치'를 실천해 귀감이 된 학생들에게 시민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표창장을 받은 학생들은 "그냥 당연히 도와드려야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