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고급차 시장서 `고성능 럭셔리` 질주한다

임주희 2024. 5. 2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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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마 프로그램으로 '고성능 럭셔리' 구축
적극적 전동화 전환…'프리미엄 EV' 시장 선도
감성 사양 대거 적용…럭셔리 경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 2015년 11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제네시스 마그마 전체 그룹샷.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제네시스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에 고급화 전략을 강화한다. 조직을 개편하고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활약한 전문가를 영입해 '고성능 럭셔리'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프리미엄 감성 사양 등을 대거 적용해 고급차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11월, 정 회장(당시 부회장)이 직접 론칭한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다. 초기 기획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개편 등을 전부 주도하면서 만든 야심작이다. 정 회장은 "차근차근히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의 다짐처럼 제네시스는 출범 약 9년이 돼가는 현재, 글로벌에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난 8만831대를 팔았다.

지난해에는 출범 후 7년 10개월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제네시스의 활약 덕분에 현대차의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3774만원에서 올 1분기 5319만원으로 5년 새 40.9%나 상승했다.

정 회장은 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제네시스에 '고성능 럭셔리'라는 독보적인 역할도 부여한다. 럭셔리에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 타 럭셔리 브랜드 대비 짧은 역사로 인한 얇은 팬층을 보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는 지난 3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고성능차 영역으로의 확장 의지를 담은 신규 프로그램 '제네시스 마그마'를 공개했다. 슈퍼카의 격전지인 뉴욕 한복판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마그마는 기술적 역량과 미학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성능 럭셔리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이에 힘을 실어주듯 정 회장은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 개발 담당을 묶고, 아우디·BMW·포르쉐 등 유수의 고급차 브랜드에서 활약한 차량 전문가를 총괄로 영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차·기아의 양산차 개발을 담당하는 연구·개발(R&D) 본부 산하에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을 신설하고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하러 부사장은 1997년부터 약 25년간 아우디·BMW·포르쉐 등에서 섀시 기술 개발부터 전장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총괄까지 두루 경험한 차량 전문가다.

현대차그룹은 하러 부사장에게 제네시스 전 차종 개발과 'N 브랜드' 고성능차 개발 총괄을 맡기며 상품성 강화와 고성능 분야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하러 부사장은 포르쉐 재직 시절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인 타이칸 개발을 주도한 이력이 있다. 이후 2021년에 애플에 영입돼 완전자율주행인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한 애플카 프로젝트를 담당한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다만 올 2월 애플이 이 프로젝트를 철회하면서 현대차로 새롭게 거취를 옮긴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완성차 업계에서는 애플에서 나온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혈안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격변기는 비교적 역사가 짧은 제네시스에게는 새로운 기회다.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패스트 팔로워'에 그쳤으나, 전기차 시대에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오는 2025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신차들을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제네시스가 그룹사 최초로 탄소 중립 목표를 포함한 브랜드 전동화 비전을 발표한 것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정 회장의 굳은 결심이다.

아울러 럭셔리 감성 경험도 강화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철학이 담긴 디자인과 첨단 기술력을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럭셔리 감성도 높이기 위해 뱅앤올룹슨 오디오, 돌비 애트모스, 무드 큐레이터 등 최고 수준의 감성 사양도 적용하는 중이다.

특히 최근 출시한 GV70 부분변경에는 영화관에 온듯한 사운드와 몰입감을 선사하는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돼 차 안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돌비 애트모스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돌비 애트모스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로터스, BYD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의 모델에도 탑재돼 있지만 돌비 애트모스 영화를 볼 수 있는 차는 현재 제네시스 GV70이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짧은 역사로 인해 고정 팬층이 적다는 약점이 있다"며 "현대차 N 브랜드처럼 고성능 라인업을 도입하는 것은 제네시스 팬을 만들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단순히 쇼퍼 드리븐을 위한 차가 아닌 오너드라이버가 주행의 즐거움을 위해 타는 차로 브랜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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