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한자리 모였으나…"정부 불신"vs'대화 나서야"

송승현 2024. 5. 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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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으로 촉발된 갈등 속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의료개혁을 둘러싼 생각을 나눴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이났다.

의료계는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 없다며 신뢰감을 주는 게 먼저라고 당부했으나, 정부 측은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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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비대위,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심포지엄 개최
의대증원 둘러싼 갈등 속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복지부 "의료개혁 위해 대화…이탈 전공의 처리 불가피"
의료계 "신뢰감 주는 게 우선…떠난 이유 헤아려 달라"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갈등 속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의료개혁을 둘러싼 생각을 나눴으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이났다. 의료계는 정부의 정책을 믿을 수 없다며 신뢰감을 주는 게 먼저라고 당부했으나, 정부 측은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렸다.

29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당선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는 29일 서울의대에서 ‘모두를 위한 의료개혁, 우리가 처한 현실과 미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의대증원으로 촉발된 의정갈등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정부 관계자로 강준 보건복지부(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과 김한숙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이 참석했다.

강준 과장은 이날 ‘정부-복지부 관점에서 제시하는 의료의 미래’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정부는 의료개혁으로 △의료인력 확충 △전달체계 정상화 및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안전망 구축 △공정한 보상체계 확립 등을 꼽았다. 강 과장은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합리성과 합의에 의한 의료개혁”이라며 “지금이 의료개혁의 적기이자 마지막인 만큼 모두가 힘을 모아서 우리나라 의료 정상화 및 신뢰 구축을 위한 대화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정부의 의대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으로 집단이탈한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채동영 대한의사협회(의협) 홍보이사는 “정부는 이번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5년간 연 2조원 수준의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정부가 (의료계에) 미납한 요금만 수십조원에 이른다”며 “말로는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행동은 하지 않는데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젊은의사들(전공의)이 갈등 속에서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는 건 정부 정책에 대해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정부가 신뢰를 주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한숙 과장은 “신뢰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타결할 솔루션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의료계가 대화에 참여해야 한단 얘기다.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의사로서 수련을 받았기 때문에 프로페셔널리즘(전문가 정신)을 한 번 정도는 상기해 봐야 한다. 과연 탕핑(드러눕는 것)만이 대안일까”라며 “정부는 앞으로 (이탈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들은 전공의들의 복귀를 호소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는 “환자들은 100일동안 버텼다. 의료계가 늦기 전에 필수·중증의료를 담당하는 전공의들이 돌아와 진정성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천성심장병환우회 역시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하은진 서울의대 비대위원은 환자들의 애환을 이해한다면서 동시에 “현재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극한 상황을 맞이할 수 없는 환경임에도 필수의료를 자발적 선택한 이들로 누구보다 환자를 돌보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며 “그들에게 손가락질만 하지 말고, 그들이 왜 떠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고민해 주고, 그들이 계속 필수의료를 하고 싶어 하게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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