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첫 파업’ 결국 현실화…내달 7일 단체 연차 사용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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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사측에게 있습니다. 우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이 순간부터 즉각 파업을 선업합니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29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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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29일 오전 11시 삼성전자 서초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은 1969년 창사 이래 최초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 교섭이 결렬되자 노조가 조정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사측에서 23년, 24년 임금교섭 병합 조건으로 직원들의 휴가제도 개선에 대한 약속을 믿고 교섭을 타결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양보했다”며 “하지만 사측은 이를 비웃고 일방적으로 ‘서초에서 반려했다’라는 말로 교섭을 결렬시켰다”고 지적했다.
손 위원장은 “(우리는) 대화로 해결하고자 2차례나 문화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사측은 전날(28일) 아무런 안건도 없이 교섬에 나왔다”며 “이는 우리 노동조합을 무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사측 위원 2명의 교섭 참여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사측 위원 2명을 교섭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 위원 2명이 지난 1일 손 위원장을 에스컬레이터에서 밀치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 측은 공정하고 투명한 임금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그중 성과급 지급 기준을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 기준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대표적 성과급 제도인 OPI(초과성과이익금)는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지급된다. 여기서 초과이익은 ’EVA‘에 따라 산정된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이 차감된 값을 일컫는다.
손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임금 1~2% 인상이 아니다.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성과금을 많이 달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제도 개선을 통해 투명하게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경쟁사인 LG와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금 제도를 운영하는데 삼성전자는 EVA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직원들에게 조금도 나눠주기 싫다는 의미인데 우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노동의 대가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 전삼노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오는 6월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000여명이다.
전삼노 관계자는 “아직은 소극적인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나가겠다”며 “총파업까지 갈 수 있고 파업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1호 파업 행동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삼노 측은 “연차 파업과 함께 24시간 농성을 통해 투트랙으로 사측을 향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전삼노는 삼성전자 사측과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중앙노동위원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고 지난달 17일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 지난 24일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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