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이사 가야 의대 유리할까요”...서울 초등생 지방유학 고민하는 씁쓸한 세태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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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입시학원 대표는 "의대에 가려면 어디로 이사하는 게 유리하냐"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이미 늘어난 정원을 분석해 강원·충청 등으로의 구체적인 전학과 이사 계획을 세운 학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비수도권 의대 26곳은 2025학년도 모집인원 3111명 가운데 1900여 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서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60%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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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입시학원 대표는 “의대에 가려면 어디로 이사하는 게 유리하냐”는 전화를 자주 받는다. 이미 늘어난 정원을 분석해 강원·충청 등으로의 구체적인 전학과 이사 계획을 세운 학부모들도 있다고 한다. ‘사교육 메카’ 서울 대치동이 아닌 지방으로 유학 가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 정확히는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가 불러온 ‘신풍속도’다.
대치동에 ‘초등 의대반’이 생길 정도로 의대 진학에 목을 매는 한국에서 지역인재전형이 2배로 늘어난 것은 입시 지형을 흔드는 엄청난 변화다. 지금은 해당 지역에서 고교에 재학해야, 2028학년도부터는 중·고교를 6년간 다녀야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학부모들이 심각하게 ‘지방 유학’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지역인재전형을 대거 늘린 것은 만성적으로 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방 유학 문의가 쇄도하는 걸 보면 정부의 이런 선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 학생을 뽑아 정착을 유도하려는 제도지만, 지역 복무 의무가 없어 떠나는 이들을 잡을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 유학을 온 학생들이 다시 상경하면 지역 의사 부족 현상은 해소될 수 없다. 의대 증원이 서울로 유턴하려는 학생들의 의대 진학 통로로 전락하고 ‘의대 블랙홀’만 심화시켜선 곤란하다.
정부는 장학금과 수련·정주 비용 등을 지원하는 대신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 의사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자율에 맡길 경우 참여가 저조할 수도 있는 만큼 실효성을 높일 계획을 정교하게 세워야 한다. 그래야 우여곡절 끝에 이룬 의대 정원 확대 취지가 퇴색되지 않는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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