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셋 낳으면 둔촌주공 20% 싸게 산다···서울시 '장기전세Ⅱ' 조건은

김연하 기자 2024. 5. 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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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3년간 신혼부부에 공공주택 4400가구 공급
오세훈 "높은 주거비가 출산 결심의 가장 큰 걸림돌"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출생률과 씨름하고 있는 서울시가 앞으로 3년 간 신혼부부에게 약 4400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하며 출생률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자녀를 낳을 경우 최장 20년 간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데다 추후 시세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매입하는 것도 허용한다. 시는 이를 통해 신혼부부가 주거 문제로 출산을 고민하지 않도록 하며,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동안 ‘집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을 책임지고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해마다 실시하는 주거 실태조사에서 주거 문제는 자녀 계획시 고려사항 중 부동의 1위”라며 “서울의 높은 집값과 주거비 부담이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번 정책 도입의 이유를 밝혔다.

시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장기전세주택Ⅱ’를 시작한다. ‘시프트(SHift)’로도 잘 알려진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은 중형 주택에서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도록 하는 주거 지원 사업이다. 시는 장기전세주택에 입주한 가구의 출생자녀 수가 평균 0.75명으로 행복주택(0.63명), 국민임대(0.6명), 전세임대(0.25) 등 여타 임대주택보다 많았다며,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 출생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판단하고 장기전세주택 시즌2를 내놓았다. 장기전세주택Ⅱ의 입주대상은 무주택 세대원으로 구성된 신혼부부로 모집공고일 기준 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 또는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장기전세주택Ⅱ의 입주기간은 기본 10년이지만, 입주 후 아이를 1명 낳을 경우 20년으로 연장된다. 또 자녀 2명을 낳으면 20년 후 살던 집을 시세보다 10%, 3명을 낳으면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 자녀 수가 늘어나면 해당 단지 내 장기전세주택Ⅱ 공가 혹은 다른 지역으로 평수를 넓혀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소득 기준도 완화한다. 전용면적 60㎡ 이하 공공임대주택 신청 대상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맞벌이가구 180%), 전용면적 60㎡ 초과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가구 200%)다. 자녀를 출산하면 재계약(2년 단위)시 적용되는 소득 기준도 20%포인트 완화해 소득 증가에 따른 퇴거 위험을 낮춘다. 입주자는 유자녀와 무자녀 가구를 구분(해당단지 공급물량 50%씩 배정 예정)해 선정하고 자녀가 있는 가구에 넓은 평형을 우선 배정한다. 당첨자는 △서울시 연속 거주기간 △무주택 기간 △청약저축 가입기간 등에 따라 가점을 부여해 높은 점수 순으로 선정하며, 동점자는 추첨한다.

시는 올해 말 올림픽파크 포레온 300가구 공급을 시작으로 매년 상·하반기 장기전세주택Ⅱ의 입주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맞벌이 가구에 대한 소득 기준 완화와 자녀 출산 시 거주기간 연장은 국토교통부 승인사항으로 현재 협의 중”이라며 “현재 신혼부부에 공급하는 임대주택 면적이 전용면적 40㎡로 제한돼 있는데 이 역시 개정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시는 장기전세주택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공공임대주택에도 입주 후 출산 가구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역세권 등에 들어서는 ‘신혼부부 안심주택’도 도입한다. 역세권 350m 이내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에 건립되는 주택으로, 시는 다음달 시범대상지 모집에 들어가고 7월 중으로 조례·운영기준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결혼 7년 이내인 신혼부부와 결혼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가 대상으로, 70% 임대(민간‧공공), 30%는 분양주택으로 공급하고 출산시 우선 양도권과 매수청구권을 준다. 민간 임대주택은 주변 시세의 70~85%, 공공임대주택은 주변 시세 50% 수준으로 공급한다. 주택은 신혼부부 특성과 세대원 구성 변화를 반영해 알파룸‧자녀방 등 다양한 구조‧형태를 갖추고, 생활편의를 위한 냉장고‧세탁기‧인덕션‧에어컨 등 고급형 빌트인 가전을 설치한다. 공동 육아나눔터와 서울형 키즈카페 등 맞춤형 육아시설 설치도 의무화한다.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건폐율 완화, 취득세·재산세·종부세 등 세금 감면(분양분 제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각종 심의를 통합 및 간소화해 통상 12개월 이상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한다. 특히 용도지역은 법적 상한용적률 최대로 부여하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임대로 공급한다. 건설자금 최대 240억 원에 대한 이자 차액도 2% 지원(대출금리 3.5% 이상 시)한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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