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초정밀 타격…췌장암·간암도 잡는다 [친절한 뉴스K]

김세희 2024. 5. 2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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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4월부터 국내에서 첨단 암 치료인 중입자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암세포만 골라 정밀 타격하는 방식인데 방사선 치료보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습니다.

최근엔 난치성 암으로 대상도 확대됐는데, 경과와 현황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적은 부작용으로 몸 속의 암 세포만 골라서 파괴할 수 있다면 인류의 '암 정복'도 멀지 않은 이야기가 되겠죠.

이 꿈에 다가갈 치료기가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가동 중입니다.

바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가속기입니다.

직경 20미터, 높이 1미터의 거대한 규모의 이 설비를 통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탄소 입자가 암세포를 파괴합니다.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만 초정밀 타격해 주변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그만큼 부작용도 적습니다.

그동안 중입자 치료를 받은 전립선암 환자는 270여 명입니다.

치료 결과는 어땠을까요.

첫 치료 환자는 60대 전립선암 2기 환자였습니다.

해당 환자는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고 후유증이 적다는 장점에 치료를 결심했고 국내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1호 환자가 됐습니다.

한 주에 3~4회씩 모두 12번의 치료를 거쳤고, 암 조직은 성공적으로 제거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금까지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큰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없어 경과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입자 치료의 장점이 많은 만큼 다른 암 환자들의 수요도 컸는데요.

그동안 주로 전립선암에 쓰였던 중입자 치료가 난치성 암인 췌장암과 간암으로 확대됐습니다.

췌장과 간은 숨 쉴 때마다 조금씩 움직여 전립선암에 쓰인 기존 고정형 치료기로는 암세포만 정확히 제거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360도 회전형 치료기가 가동되면서 장기 움직임까지 감안한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간암 투병 중인 70대 여성은 암 제거 수술을 두 번 받았지만 재발해 중입자 치료를 받았습니다.

[중입자 치료 간암 환자/음성변조 : "치료받을 때 불편함이 전혀 없었고, CT 찍을 때보다는 오히려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이익재/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 : "(간암에서) 방사선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경우에 간 기능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정확하게 중입자 치료가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췌장암 3기 40대 남성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 췌장암 중입자 치료도 이뤄졌습니다.

[금웅섭/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췌장암) 3기인 경우에 혈관 침범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 중입자 치료의 주된 대상이 되겠습니다."]

췌장암과 간암은 5년 생존율이 각각 16%, 39%에 그칠 정도로 난치성 암입니다.

일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를 조사한 결과, 2년 생존율과 생존 기간 등이 두 배가량 늘었습니다.

1회 치료에 걸리는 시간이 30분이 채 안 되고, 운동과 여행 등 일상 생활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5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또 전이암과 혈액암은 중입자 치료가 어렵습니다.

의료진은 앞으로 폐암과 두경부암으로 치료 대상을 늘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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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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