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고물가·비계 삼겹살…관광 경고등에 제주도 뒷북 대응 ‘빈축’
도 관광국·공사·협회 컨트롤 타워 부재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부터 급감해 이미 관광산업 위기 경고등이 떴는데도 제주도 관광당국은 뒷북 대응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특히 ‘엔저’와 ‘고물가’에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내국인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데도 제주도는 중국인 등 외국인(70만8446명)이 빈자리를 채운다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는 관광사업체 뿐만 아니라 음식점과 카페 등 자영업 몰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 몰락은 서민경제 붕괴를 초래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문을 닫은 제주 커피음료점은 지난 4월까지 80곳에 달했다. 제주에선 지난해 커피음료점 252곳이 폐업했다. 10년 전인 2014년 114곳이 폐업 결정을 내린 것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 객실 수가 7만9402실에 달하는 숙박시설(7274개소)도 연 관광객이 200만명 넘게 빠질 경우 폐업 도미노가 우려된다. 실제 올해 들어 12곳(790실)이 휴업하고 2곳(40실)이 폐업했다.
골프관광객이 줄면서 공항과 중문 내국인면세점 매출이 20∼30% 감소했다.
제주 관광산업의 위기 대응 능력 부족은 제주도 관광교류국과 도관광공사, 도관광협회가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기능 부재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제주관광청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지사 직속 관광혁신 비대위 구성…혁신방안 기존 역할과 다르지 않아
제주도는 뒤늦게 6월 중 도지사와 민간위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제주관광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주여행 전주기 품질관리를 위한 ‘제주관광서비스센터’를 설치하는 등 다각도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가 이날 발표한 제주관광 대혁신 방안은 기존 역할과 다르지 않다.
도는 관광공사와 관광협회가 협력해 △여행 전 충분한 관광정보 제공 △불편사항 신고 및 신속 대응 △여행객 피드백 등 여행 전주기에 걸쳐 소통하며 제주여행 상품의 품질 관리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도는 △관광불만 사전예방 모니터링 △관광미담 사례 수집 △관광분야별 우수업소 발굴 및 시상 등을 통해 제주관광 이미지를 개선하고 여행 만족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제주관광 고물가 이슈와 관련해서는 빅데이터 기반 관광물가 지수 개발과 관광상품 및 서비스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6월부터 12월까지 빅데이터 기반 관광 물가지수 개발용역을 통해 관광물가지수 개발, 제주관광물가 불안 품목 선별·진단, 도외 및 해외 관광지와의 물가 수준 비교·분석, 제주관광물가 안정화 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제주관광협회는 6월부터 11월까지 숙박업과 음식점 등에 대한 가격 및 서비스 실태조사를 병행하고, 계도·단속 활동도 확대해 제주관광 수용태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제주관광을 위해 도민과 관광사업체, 관광객이 함께하는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
올해는 도민과 관광사업체가 선도적으로 제주 여행객에 대한 존중과 배려, 공정 가격과 우수 서비스 제공 등의 실천운동을 펼친다. 내년부터는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전국민 운동으로 확산시켜 제주여행의 대국민 신뢰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제주 방문 관광객에게 충분한 여행정보 제공, 불편·불만사항에 대한 적기 대응을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만족도를 높여 제주관광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민관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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