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도 모자라···마약 사업에도 뛰어든 조직 27명 무더기 검거
1년여간 보이스피싱을 벌이다가 수도권 지역에 마약까지 유통한 일당 2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국내 총책 박모씨 등 27명을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중 17명은 구속됐다.
박씨는 지난해 5월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면서 피해자 81명으로부터 11억원 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 조직은 ‘070’ 등으로 시작하는 해외발신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580대를 이용해 수사기관과 금융기관 등을 사칭하는 방법으로 사기를 벌였다.
박씨 일당은 장기간 범행으로 조직원 간에 신뢰가 쌓이자 새로운 사업에 손을 뻗었다. 서울과 인천에 마약을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마약을 나눠 배분한 뒤 텔레그램을 이용해 판매할 것을 지시했다. 이들은 아파트 무인택배함이나 소화전, 비상계단 등에 1g씩 포장한 마약을 숨겨두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팔았다.
경찰은 200여 곳을 수색해 필로폰 860g, 케타민 1.193㎏, 엑스터시 252정 등을 압수했다. 시가로 9억8000만원 상당이다.
경찰은 검거한 보이스피싱 카드수거책이 마약을 잘게 나누기 위한 전자저울을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마약 범죄가 연관된 것에 눈치를 챘다. 이후 마약 소분부터 유통, 판매를 준비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서울·경기·광주 등 보이스피싱이 벌어진 사무실에서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은 박씨가 필리핀에 있는 해외 총책 김모씨 지시를 받아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에 가담한 것으로 본다. 필리핀에 있는 김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통해 다량의 마약을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여보내 박씨에게 전달한 뒤 중계기 관리책들을 이용해 국내에 유통할 것을 지시했다고 판단한다.
경찰은 필리핀에 있는 김씨에 대한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씨는 검거된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한 중계기를 직접 관리했을 뿐 아니라 다른 도박사이트나 리딩사기 조직에게도 중계기를 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