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흑점, 다시 지구 쪽으로…주말께 통신·GPS 교란 오나 과학계 ‘예의 주시’

이정호 기자 2024. 5.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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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휴지기’ 태양 자전으로 끝나
내달 6일 ‘지구와 정면’ 폭발 땐 피해 우려
지난 27일(미국시간) ‘AR3664’ 흑점에서 X2.8 등급의 대형 폭발이 발생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제공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지구 자기장 교란 현상이 이번주 후반부터 다시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달 중순 지구 반대 방향으로 사라졌던 흑점이 태양 자전으로 인해 다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장거리 무선 통신 두절과 위성항법시스템(GPS) 장애와 같은 피해가 예상돼 과학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주 후반부터 흑점 ‘AR 3664’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흑점은 태양 표면에 묻은 검은 얼룩처럼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태양이 자전하면 방향이 같이 바뀐다. 지난 15일부터 AR3664가 태양 자전으로 인해 지구 반대편으로 사라지면서 폭발을 해도 지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 지난 2주 동안 계속됐다.

문제는 태양 자전 주기가 27일이라는 점이다. 2주 동안 지구 반대편에 머물던 AR 3664가 이번주 후반부터는 다시 지구 쪽으로 모습을 내민다.

과학계가 특히 예의주시하는 날짜는 다음달 6일이다. 이때 AR3664가 지구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만약 이때 AR3664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한다면 지구에 통신 장애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최근 AR3664 상황은 심상치 않다. NOAA는 “지난 27일 X2.8짜리 폭발이 생겼다”며 “AR3664가 태양표면의 남서쪽 지점에서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AR3664는 지난 10일 ‘X5.8’짜리 폭발을 일으켰다. 닷새 뒤에는 ‘X8.7’ 폭발을 발생시켰다. 흑점 폭발은 X선 방출 정도에 따라 A, B, C, M, X로 구분된다. X에 가까울수록 강한 폭발이다. 각 등급에는 숫자가 붙어 세부 등급이 다시 나뉜다. 숫자가 높을수록 더 센 폭발이다.

흑점이 폭발하면 전기적 성질을 띤 고에너지 입자가 나온다. 이로 인해 지구에서는 장거리 무선 통신과 GPS가 교란된다. 지상 전력 시스템이 망가질 수도 있다. 1989년 캐나다 퀘백주에서는 9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AR3664 폭발로 인해 전 세계 통신이나 항법 장비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NOAA 등 과학계는 이번주 후반부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AR3664 폭발 상황을 집중 관측할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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