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복귀 논란에 한직 발령

폭행·마약·성범죄 사건 유착 의혹 인물이 범죄 예방 단속 총괄?

'버닝썬' 수사 무마 의혹으로 벌금형을 받은 윤규근 총경이 서울의 중심 관서인 송파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경찰이 윤 총경을 한직으로 사실상 좌천시켰다.

경찰청은 지난 28일 윤 총경을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발령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치안지도관은 파견 복귀 후 보직을 받지 못했거나 퇴직을 앞뒀을 때, 징계를 받기 전 총경 이상 경찰에 주어지는 일종의 임시 보직이다.

윤 총경은 지난 2월부터 송파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범죄예방대응과장은 112 치안 신고 및 범죄 예방 단속 등을 총괄 담당하는 부서장이다. 또한 송파경찰서는 경무관이 서장을 맡는 서울의 중심경찰서 2곳 중 1곳이다.

경찰 조직 내에서 요직에 해당하는 자리를 지키고 있던 윤 총경이 급히 한직으로 좌천된 것은 최근 BBC가 일명 '버닝썬 게이트'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공개하면서 윤 총경을 비롯한 당시 사건 피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으로 보인다. 해당 다큐에서는 고(故) 구하라 씨가 '경찰총장'의 정체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실이 조명돼 화제가 됐다.

윤 총경은 2019년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빅뱅 멤버 승리와 정준영 등 연예인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이며, 당시 클럽에서 벌어진 폭행·마약·성범죄·불법 촬영물 공유 등 대형 범죄가 망라된 사건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윤 총경은 2019년 승리 등이 차린 주점에 경찰 단속 내용을 미리 알려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코스닥 상장사인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정모 전 대표가 건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정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이 가운데 자본시장법 위반과 증거인멸 교사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2021년 9월 윤 총경에게 벌금 2000만 원을 확정했다.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은 2019년 5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버닝썬 수사결과를 규탄하고 책임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