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삼천 준설 공사 후···토종물고기 14종이 사라졌다
물고기 종수, 7개월 만에 18종서 4종으로 급감
마전교 일대서 참마자·긴몰개·참몰개 등 사라져
전북 전주시 삼천에서 토종물고기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9일 전주시 삼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주시가 홍수 예방을 위해 모래톱 준설과 버드나무 벌목, 갈대 제거 등 대규모 하천 정비사업 후 전주시 삼천에서 물고기 종수가 7개월 만에 18종에서 4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 준설이 진행된 우림교 구간은 2019년 13종에서 올해 3종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준설 직전인 지난해 10월 6일 삼천 마전교 일대에서, 전주생태하천협의회는 올해 4월 6일과 5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삼천 4개 지점에서 진행했다.
이 단체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마전교 일대는 참마자와 긴몰개, 참몰개, 참종개, 동사리, 밀어 등 18종의 물고기 서식이 확인됐으나, 준설 직후인 올 4월과 5월 조사에서는 피라미나 모래무지 등 4종만 확인됐다. 고유종이자 저서성, 여울형 물고기는 단 1종도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 준설이나 벌목 등 하천 바닥에 영향을 주는 공사를 하지 않은 삼천교 지점에서는 20종이 발견됐으며, 우림교 준설의 영향을 일부 받은 세내교 지점은 13종이 확인됐다. 삼천교 지점은 5년 전보다 9종이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파내지 않은 상류 쪽의 서식 종수가 늘어난 것은, 하천 바닥이 안정화되면서 준설 구간의 물고기가 일부 피난한 것으로 추정했다.
원로 어류학자인 김익수 박사는 “상류 수생태계의 다양성이 잘 유지돼야 중하류 준설 구간의 생태 복원이 가능하다”면서 “하상과 호안은 최대한 손대지 않고 자연하천으로 관리하는 것이 삼천 수생태계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고기가 많아야 물도 맑아진다면서 물고기가 잘살 수 있는 하천이 시민에게 가져다주는 생태계 서비스가 크다”고 덧붙였다.
민관협치 기구인 전주생태하천협의회 위원인 문지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주천과 삼천의 고유한 수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하천 준설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안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삼천과 전주천 11개 구간 15만9611㎡에서 재해 예방 하도 정비사업으로 모래톱과 퇴적토를 파냈다. 삼천은 마전교~전주천 합류점 5만5398㎡, 효자교∼마전교 2만5260㎡, 이동교 5948㎡ 등 6개 지점에서 1년 반 가까이 도심 전 구간에서 대규모 준설을 추진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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