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의회, 대통령 거부권에도 외국대리인법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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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의회가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통제 논란을 빚은 외국대리인법을 강행 처리했다.
앞서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이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의회 다수를 차지한 여당은 이를 무력화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조지아 의회는 유럽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반(反)민주적 외국대리인법과 관련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해 사실상 기정사실로 했다"면서 "미국은 이 조치를 규탄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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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미국, 법안 강행한 조지아 의회에 규탄 성명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조지아 의회가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통제 논란을 빚은 외국대리인법을 강행 처리했다. 앞서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이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의회 다수를 차지한 여당은 이를 무력화했다.
28일(현지시각) 폴리티코,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조지아 의회는 이날 찬성 84표 대 반대 4표로 외국대리인법을 가결처리했다. 법안 통과는 친(親)러시아 성향 여당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가 주도했다.
과반 의석으로 표결을 강행한 데에 시민은 분노해 의회 밖에서 시위를 펼쳤다. 몇 달 동안 반대 시위를 해 왔음에도 여당이 이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성난 시위대를 향해 "유럽과 가까운 미래를 원하는지, 러시아의 노예가 되는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며 "여러분이 가진 힘으로 서명을 모아서 가져오면 국민투표에 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헌법상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요구할 때는 유권자 20만 명의 서명을 모아야 한다. 다만 조지아법상 국민투표는 법률을 실제로 채택하거나 폐지할 권한이 없는 상징적인 정치 행위에 그친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법안 제정이 조지아의 EU 가입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EU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조지아 의회는 유럽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반(反)민주적 외국대리인법과 관련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해 사실상 기정사실로 했다"면서 "미국은 이 조치를 규탄한다"고 날을 세웠다.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지난 18일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해당 법안이 친러시아적, 반헌법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을 무력화할 의석을 가진 여당 조지아의 꿈-민주 조지아는 미국이 자국을 향한 무역 접근성 향상, 비자 제도 자유화, 대(對)러시아 안보 지원 등을 보장하면 외국대리인법을 폐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지난 2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조지아 민주주의 훼손에 책임이 있는 인사에 여행 제한 조치를 부과하면서 "조지아 지도자가 이 법안을 재고하고 자국의 민주주의와 유럽 대서양에 가까워지려는 열망을 진전하려는 조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언론과 NGO, 기타 비영리단체가 해외로부터 자금의 20% 이상을 받으면 '외국 세력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 법안이 자국의 정치에 해로운 외국의 영향력을 막고 불특정 외국 행위자가 조지아의 정치를 불안정화하려는 시도를 막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야당은 이 법안을 러시아 법이라고 비난해 왔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에 비판적인 독립 언론 매체, 비영리 단체, 활동가를 단속하기 위해 유사한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는 조지아 인구 80% 이상이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와 결별을 원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EU는 해당 법안이 기구에 가입하려는 조지아의 행보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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