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도입할 때 됐다[뉴스와 시각]

정세영 기자 2024. 5. 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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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쿼터는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2018년 왕웨이중이 NC로 왔을 때, 당시 대만에서 매일 1경기씩 TV와 유무선으로 생중계를 하지 않았느냐. 대만 선수를 여러 구단에서 보유하면 대만에서 야구 한류 붐이 일어날 수 있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 야구인은 아시아쿼터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한 단장은 "과거엔 구단들이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이유로 아시아쿼터 도입을 꺼렸지만, 이번 회의에선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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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체육부 차장

“아시아쿼터는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2018년 왕웨이중이 NC로 왔을 때, 당시 대만에서 매일 1경기씩 TV와 유무선으로 생중계를 하지 않았느냐. 대만 선수를 여러 구단에서 보유하면 대만에서 야구 한류 붐이 일어날 수 있다.”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한 야구인은 아시아쿼터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3일 문화일보가 ‘프로야구도 아시아쿼터제 도입 본격 논의’를 단독 보도한 뒤 프로야구계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아시아쿼터는 아시아 국적의 선수를 영입할 경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3명)에서 제외해 주는 제도. 그동안 아시아쿼터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부 있었다. 그러나 현장 실무 책임자인 각 구단 단장이 모인 자리에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단장들은 저출생 시대를 맞아 앞으로 닥칠 선수 수급의 어려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도입 취지에 대부분 공감했다. 한 단장은 “과거엔 구단들이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이유로 아시아쿼터 도입을 꺼렸지만, 이번 회의에선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귀띔했다. 실제 한국은 출산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세계 최하위를 찍었으며, ‘초저출생’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뿐 아니다. 연예계나 프로게이머 같은 유소년들의 관심이 많은 다른 분야에 좋은 인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야구계의 불안감이 적지 않다.

아시아쿼터는 장점이 많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팀에 필요한 선수를 데려올 수 있고, 장기적으로 KBO리그가 대만과 중국 등으로 확대돼 해외 중계권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국내 프로축구와 농구, 프로배구가 아시아쿼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를 도입한 여자 프로배구의 성공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쿼터 첫 시즌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지난 시즌 인도네시아 출신 메가(정관장)와 태국 국적의 위파위(현대건설)가 프로배구 판도를 뒤흔들었다. 현대건설은 2023∼2024시즌 통합우승을, 정관장은 7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했다. 해외 홍보 효과도 대단했다. 정관장 구단의 SNS는 지난해 7월까지 2만 명 정도였던 팔로어가 최근 33만 명을 넘겼다.

물론 아시아쿼터제는 아직 논의 단계일 뿐이다.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실제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미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쿼터마저 도입된다면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일부 구단이 아시아쿼터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쿼터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아시아쿼터는 프로배구뿐 아니라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 등에도 도입돼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는 선수들의 몸값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 아시아쿼터가 도입되면 국내 선수 대비 적은 연봉으로 경쟁력 있는 아시아권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신선한 얼굴이 잘 적응해 좋은 경쟁을 펼친다면 프로야구계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시아쿼터의 장점과 확장성에 대해 더 주목해야 할 때다.

정세영 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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