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화 내용 볼 수 있다”… ‘강형욱 사건’에 등장한 네이버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오른쪽)과 아내 수잔 엘더 보듬컴퍼니 이사. /유튜브 '강형욱의 보듬TV' 캡처

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 부부가 직장 내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강 대표의 아내가 직원들의 메시지를 감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업무 협업 도구인) ‘네이버웍스’의 관리자 페이지를 통해 직원 대화가 실시간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업무용 메신저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 올라온 55분 분량 영상에서 강 대표의 아내 수전 엘더 이사는 네이버웍스가 유료 서비스로 전환된 이후 직원들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가 생성된 걸 발견했다”며 “직원들 대화를 훔쳐보는 것 같아서 관두려 했는데, 6~7개월 된 아들 이름이 나오는 걸 보고 눈이 뒤집혔다”고 했다. 앞서 ‘(강 대표 부부가) 메신저를 지정하고 이를 모두 감시해, 자신들을 욕한 점이 있는지 밤새 정독까지 하고 괴롭힌다’는 주장이 기업 정보 플랫폼 리뷰에 올라온 바 있다. 이 리뷰엔 ‘대표 부부가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을 한다’ ‘업무 외 지시가 많다’ 등의 내용도 담겼다.

보듬컴퍼니 사내 메신저는 ‘네이버웍스’ 유료 서비스다. 네이버가 개발한 업무 협업 도구로 메신저를 비롯해 게시판, 달력, 주소록 등의 기능이 있다. 신생 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서 직원 간 업무 소통 도구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관리자는 감사 기능으로 구성원의 대화, 올라온 파일, ‘나에게만 보이는 메시지방’ 등 개인 공간의 내용도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이와 관련해 “메신저는 감사 기능이 있으니 업무 이외의 개인적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동의서도 받았다”고 밝혔다. 네이버웍스의 이용약관엔 ‘일부 기능 사용의 경우 고객사의 책임 하에 구성원으로부터 사전 동의를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적혀있다. 네이버웍스 관계자는 “감사 및 모니터링 기능은 다른 업무용 협업 도구에도 일반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이라며 “보안 이슈 발생 시 증거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상충된 주장이 나온다. ‘업무용 메신저라도 구성원들의 대화를 들여다보는 건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과, ‘업무용 메신저는 사적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 아니다’는 것이다. 네이버웍스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충분히 얻어 위법하지 않은 범위에서 협업 도구를 사용해달라”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강씨가 메신저 대화 열람 등 개인 정보를 침해했다는 의혹에 있어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을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