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소주 사주며 3시간 설득 끝 검거…'은평 흉기난동범' 집유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경찰과 2시간 넘게 대치한 30대 남성 정모씨가 지난해 8월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은평구 한 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다 경찰과 대치 끝에 체포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마은혁 부장판사는 29일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38)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칼을 휴대해 경찰관들을 위협하고 경찰관들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점은 피고인의 법정 진술과 보강 증거를 통해 확인된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정신과 치료를 성실히 받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은평구의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채 난동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카드대금 300만원을 결제할 수 없어 모친에게 빌려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모친이 수백만원을 들여 굿을 한 사실을 알고 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흉기를 자기 가슴에 대고 죽겠다며 소리치고 출동한 경찰관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정씨에게 치킨과 소주를 건네며 대화를 시도했고 2시간40여분의 대치 끝에 경찰 특공대를 투입해 정씨를 체포했다. 정씨 가방에 있던 흉기들도 함께 압수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