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54% "저출산·고령화發 경제위기, 10년내 닥칠 것"
저출산․고령화 인력 부족 평균 9년 내 현장에 영향
기업 10곳 가운데 7곳은 저출산·고령화로 인력부족·내수기반 붕괴 같은 경제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밝힌 매출액 1000대 기업 인사노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우려를 나타냈다. 잘 모르겠다 '24%', '경제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없다'는 7.5%에 불과했다.
응답 기업들은 현재의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유지될 경우 평균 11년 이내에 경제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 응답으로는 6~10년 내라는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11~15년 26%, 16~20년 13%, 1~5년 12%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특히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 수급 문제를 가장 걱정했다. 저출산․고령화가 기업에 미칠 영향 중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에 대해 응답 기업의 절반(46%) 가까이가 원활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꼽았다.
뒤를 이어 시장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19%), 인력 고령화에 따른 노동생산성 저하(18%), 인구구조 급변 및 시장변화에 따른 사업구조 변경의 어려움(1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가 평균 9년 이내로 산업현장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간별로는 5~10년(44%)이 가장 높고, 10~15년(24%), 3~5년(9%), 현재 영향 미치고 있음(7.5%) 순이었다.
기업들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 대응을 위해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임금체계 개편 등 고령 인력 활용 환경 조성(35%)을 꼽았다.
실제로 기업들은 고령 인력 계속 고용의 애로 사항으로 높은 인건비 부담(36%)을 가장 많이 꼽은 바 있는데, 이는 생산성과 관계없이 근속․연령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급 체계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이어서 고령인력 재교육 확대 등 고령층 취업기회 확대(29%), 근로시간 유연화, 보육부담 완화 등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24%), 취업비자 발급요건 완화 등 외국인 고용규제 개선(7.5%) 순으로 정책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가정 양립 제도, 기업 5곳 중 1곳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법적 제도들이 있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활용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제도가 기업 내에서 잘 활용되고 있다고 밝힌 기업은 응답 기업의 44%에 그쳤다.
한편, 기업 5곳 중 1곳(22.5%)은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로제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가 기업 내에서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들은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37%)을 가장 걸림돌로 꼽았고 기업의 인식 및 의지 부족(26%), 경직적인 기업 문화(26%) 등을 지적했다.
일․가정 양립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유인책으로는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42%)이 꼽혔다. 그 뒤를 법인세 감면 등 세제지원(36%), 중소기업 지원 및 정책자금 확대(18%) 등이 이었다.
기업들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40%)라고 밝혔다.
이어서 시차출퇴근, 재택근로 등 유연근로제 확산(23%),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14%), 국공립 어린이집 등 보육서비스 확충(8%) 등의 순으로 답했다.
한경협은 "저출산‧고령화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 제도 확산 등 육아부담 완화 정책과 함께 근로시간제도 유연화, 세부담 완화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 AI를 통한 생산‧물류시스템 효율화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가 산업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세제혜택등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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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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