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찰" 한명숙 손배소, 법원 "국가 책임있으나 시효 만료"

여도현 기자 2024. 5. 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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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국가의 배상 책임은 있지만, 시효가 지나 청구권이 사라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효연 판사는 한 전 총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국가정보원이 2009년 '특명팀'을 활용해 자신을 뒷조사하고 인터넷에 비방글을 올려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등 불법 사찰을 했다며 국가가 자신에게 31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이러한 행위는 불법행위라고 인정하고 국가배상법에 따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청구권 소멸시효에 대해서는 한 전 총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 전 총리는 이 사건은 특수한 경우라며 시효가 소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찰행위 이후 5년이 지나 국가배상청구권이 소멸했다" 본 것입니다.

판사가 사안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사건 하나하나 소멸시효 적용 기준을 달리 판단할 수 없고 이 사건 역시 5년 소멸시효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의 궁극적인 목적은 금전배상 보다는 위법성을 법적으로 확인받고자 하는 취지로 보인다"며 이 사건 국정원장이 이미 유죄를 선고받은 점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2020년 국정원법의 개정과 2021년 국정원장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한 점도 거론하며 "국가의 후속 조치에서 상징적으로나마 원고의 정신적 손해배상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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