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서방무기로 러 타격 허용되나…'전술핵 훈련' 러와 정면충돌 우려
푸틴, 서방에 '심각한 대가' 경고…전술핵 사용 시그널 보내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연일 고전하면서 서방 지원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공세를 확대하며 전진하는 러시아군을 막기 위해서는 러시아 본토를 선제공격하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겠다"라며 전술핵무기 사용 훈련을 시작한 만큼, 정면충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미국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는 군사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하지 않는 일은 '무기를 지원하겠지만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전날 나토 의회연맹 총회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나토 의회연맹은 "우크라이나는 승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필요한 기간 계속 제공받아야 한다"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무기 사용 제한 해제와 관련한 질문에 "전쟁법에 따르면 이는 완벽한 모순은 아니다"라며 "누구든 자기 영토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자를 상대로 싸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도 최근 초당적으로 미 국방부에 서한을 보내며 "정부의 현재 정책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었다"라며 제한 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부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공격에 서방이 지원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하며 본토 타격 제한을 조건으로 걸어왔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계속 밀려 전황을 뒤집을 방안이 절실해지면서 서방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몇 달간 무기 사용 제한 조치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이는 결국 우크라이나가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장거리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제공받았지만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 점령지에 발사하는 데 그쳤고, 독일은 사거리 500㎞에 이르는 타우러스 순항미사일 인도를 거부하고 있다.
예호를 체르니에프 우크라이나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은 "러시아가 국경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지만 이를 막기 위해 공격할 수 없었다"라며 "우리는 그들이 국경을 넘을 때까지 기다려야 했으며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NYT 인터뷰에서 "왜 우리는 (서방)무기를 사용해 그들(러시아군)의 집결지를 공격하면 안 되냐"라며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그들이 한 지점에 모일 수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에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실제로 서방이 러시아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할지는 미지수다.
숄츠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국제법과 무기 공급국의 조건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자유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으며 지난 26일에도 한 인터뷰에서 독일 무기로 러시아를 타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도 "미국이 공급한 무기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을 장려하거나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현재로서 우리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서방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행위는 서방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셈이라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전술핵무기 훈련에 실제로 돌입해 이번 전쟁에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만큼, 자칫하면 세계 3차대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져 우크라이나를 바라보는 서방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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