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이어 경북까지...北 ‘오물 삐라’ 260곳서 발견
북한의 ‘대남 오물 전단(삐라)’가 오후 1시 현재 전국 200여곳에서 발견됐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9일 밝혔다. 합참은 “북한은 어제(28일) 야간부터 다량의 풍선을 대한민국에 살포하고 있다”며 “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청 등 전국에서 오늘 오후 1시 현재 200여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거대한 풍선에 매달려 남하한 이 전단을 ‘X삐라’라고 부르며 잇달아 목격담과 인증 사진 등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는 “<재난문자 실체> 북한 삐라, 대남전단”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사진 두 장을 함께 올리고 “진짜 똥뿌리기 시작 - 화학전 미쳤네”라고 적었다.
사진을 보면 흙더미가 비닐에 담겨 있다 터져 땅에 흩뿌려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중국 기업 제품으로 추정되는 건전지 2개도 천으로 둘둘 묶인 채 담겨 있는 모습이다. 연합뉴스는 이 흙더미가 두엄(거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X 이용자는 서울 도심에서 삐라를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나 방금 삐라 목격. 북한 대남전단 기사 봤는데, 대박 등촌동에서 발견”이라고 쓰고 공중에 떠 있는 조랭이떡 모양의 비행체를 사진으로 찍었다.
삐라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단지에서도 봤다는 글도 있다. 사진에서는 흰색 풍선이 아파트 단지 조경 시설에 안착해 있고, 출동한 경찰과 군 관계자들이 나서 조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삐라 잔해에서 전자기기가 나오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해당 전자기기가 대남전단 풍선을 공중에서 터뜨리는 ‘타이머 장치’로 추정하고 있다.
북이 보낸 삐라는 경기와 강원 등 접경지역은 물론 경북에서도 발견됐다.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경북 영천시 대전동 한 포도밭 주인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은 오물로 보이는 쓰레기가 비닐하우스를 파손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영천은 접경지에서 직선거리로 250km 이상 떨어진 곳이다.
이 외에도 전북 무주·경북 영천·경남 거창·수원·화성·성남·평택·용인·광명·광주·김포·파주·동두천 등 전국 전역에서 대남전단 풍선과 관련 신고가 지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남한이 삐라를 살포하고 해상국경을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맞대응으로 오물을 살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지난 26일 담화에서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지역과 중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라며 “이를 수거하는 데 어떤 공력이 드는가는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국민들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미상물체 식별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삐라가 식별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시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안내했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오후 11시 34분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발송돼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Air raid’(공습) 표현 탓에 불안감을 표출하는 이들도 많았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 쪽으로 전단을 살포해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입혔고, 풍선에 오물을 넣는 등 저급한 행동을 했다”며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을 경우 만지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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