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의 미학...남성정장 ‘커스터마이징’ 뜬다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4. 5. 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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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니즈 갈수록 커지며
맞춤형 정장 선호도 높아져
패턴·디자인·원단 수정 가능
소비 양극화에 VIP 공략 필수
마에스트로 정장.
캐주얼 선호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위기에 빠진 남성 정장 브랜드들이 맞춤화와 VIP 공략을 돌파구로 삼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정장이 이제 ‘출근복’보다는 웨딩 시즌 하객룩 등 ‘특수복’ 형태로 역할이 변경되고 있는 것을 고려에 이에 초점을 맞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정장 업계는 기본 정장의 경우 매출 성장이 거의 보합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젊은 고객들의 개인화 니즈가 커지면서 맞춤형 정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통적인 스타일의 수트는 기본으로 가져가되 캐주얼하게 착용 할 수 있는 셋업 스타일이나 점퍼 등 다양한 복종의 제품을 확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정장 브랜드 갤럭시는 최고급 소재를 바탕으로 고객 체형과 취향을 고려한 100%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베스트(조끼)까지 포함된 3피스 정장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정장은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가까이 성장했고, 조끼 아이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팔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이 잇달아 3피스 정장을 입고 나오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며 “통상 조끼까지 포함된 3피스 정장은 맞춤이 많고, 완전 맞춤부터 반맞춤 등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정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생활문화기업 LF의 대표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맞춤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반맞춤 정장으로 성장을 꿰하고 있다. 반맞춤 정장은 고객 개인 체형에 맞춰 기존 모델의 패턴·디자인·원단을 수정해 제작한다. 마에스트로는 반맞춤 정장 매출 올해 1~4월 기준 전년 대비 60%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LF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의 개인화 니즈가 커지면서 정장 시장이 이전보다 1대1 맞춤화로 옮겨가고 있다”며 “마에스트로는 한국인에 적합한 패턴과 최고급 원단, 그리고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에스트로는 1986년 런칭부터 지금까지 쭉 자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면서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패턴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해부터는 프리미엄한 ‘아티수트’ 라인을 필두로 곡선과 실루엣, 최고급 소재를 통해 편안한 정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십년 동안 제품력을 끌어올리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캠브리지멤버스 정장. <코오롱 FnC>
코오롱FnC의 정장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는 이제 정장을 일상복보다는 예복·혼주복 등 특수복으로 규정하고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제품 컬렉션부터 마케팅까지 웨딩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면서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캠브리지멤버스가 강점으로 꼽는 것은 반맞춤 시스템이다. 캠브리지멤버스 관계자는 “개인의 체형부터 디자인 디테일까지 모두 반영하여 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체계화된 시스템을 통해 약 2주 가량 짧은 제작 기간을 거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나만의 정장’을 만들 수 있는 점에서 고객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캠브리지멤버스의 반맞춤 정장 매출은 올해 1~4월 기준 전년 동기보다 15% 신장했다.

로열티가 높은 VIP 고객 공략 역시 정장 업체들이 중요하게 꼽는 성장 방안 중 하나다.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저하로 초저가 아니면 초고가를 선호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VIP 고객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갤럭시는 고객 충성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고객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VVIP로 불리우는 높은 충성 고객의 경우 갤럭시 리더스 클럽으로 구분해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덕분이 갤럭시 리더스 클럽 고객의 매출은 30% 이상 신장했다.

마에스트로의 스타일링 클래스.
LF 마에스트로도 VIP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에 애정이 높은 최상위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멤버십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타일링 클래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혼수 시즌 예복 고객들을 위한 스타일링, 맞춤 피팅 서비스, 컬러 진단 등을 진행했는데 입소문이 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VIP 대상 마케팅 덕분에 마에스트로의 최상위 1% 고객들의 구매 금액은 최근 3년간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캠브리지멤버스 역시 VIP 대상으로 골프대회부터 음악회 초청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캠브리지멤버스가 추구하는 ‘클래식’에 어울리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업체들은 정장이 삶에서 꼭 필요한 옷인 만큼 오랜 유산을 지키되, 품질을 계속 높이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한국패션소비시장 빅테이터 연감 2023을 보면, 정장 시장은 지난해 5조원으로 추정되며 전년비 4.8% 신장했다. 정장 시장 규모는 점점 축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존 정장업체들은 셋업, 캐주얼 재킷, 아우터 코디를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웨어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전통 정장 브랜드 갤럭시는 캐주얼 비중을 80%대로 확대하기도 했다. 글로벌 명품 수준의 품질을 갖춘 프리미엄 아우터, 스웨터 등을 선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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