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글로벌 경쟁력 키우기… 김포·서울 통합이 시작”
“김포가 큰 변화의 길목에 서 있는 현재, 변화의 동력으로 김포-서울통합을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
김병수 경기 김포시장은 26일 이같이 말했다. 김포는 인구가 가파르게 상승해 50만 명을 넘어선 젊은 대도시다. 김 시장은 김포를 경기도에서 서울특별시로 통합하는 행정구역 개편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일치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가의 경쟁력을 거대 도시의 경쟁력이 견인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행정구역 변경이 대한민국 경쟁력 강화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3일 미래지향적 행정 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통합·개편에 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핵심과제를 발굴, 지역별 의견수렴을 통해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권고안’을 마련한다.
지자체 간 통합, 관할구역 변경, 특별지방자치단체 활성화, 지역별 특수성에 부합하는 행정체제 설계, 생활인구 개념 도입, 광역-기초 계층구조의 타당성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김포시는 이번 위원회 활동을 통해 행정구역과 생활권 불일치의 대표 사례인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TK행정통합론’을 펼치며 직할시 부활 추진을 시사하는 등, 지방에서도 이른바 ‘메가시티’ 추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포시, “김포서울통합, 행정구역과 생활권 불일치 사례 극복할 계기”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서울통합이 가지는 큰 의의는 ‘행정구역과 생활권 불일치’를 바로잡아,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면서도 경기도 권역으로 구분돼 정책 혜택을 받지 못했던 시민들에게 혜택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했다.
김병수 시장은 “행정 권역의 구분은 시민을 위한 것이고 최대한 일치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과거 기준으로 구분돼 관습적으로 이어온 행정권역 때문에 실제 시민들이 불편을 감내해야 할 이유는 없다. 김포시민 중 대다수는 거주지가 김포이지만, 생활권은 서울인 경우”라고 했다.
도시 전문가들도 이 같은 서울 편입을 비롯한 메가시티론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방자치제는 국회 의석수와 상관없이 시장과 시민의 의지에 달려 있다. 시장이 행정안전부에 주민투표를 요청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면 반대의 명분은 없다. 또 시장이 ‘권한을 내려놓을 수 있는가’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은 계속 변화했고, 확장해왔다. 서울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국가 경제성도 상향했다. 그러나 현재 규모로 보면 서울은 인천이나 울산, 부산보다 작은 면적”이라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거 대도시 인근은 도시성장을 억제하고 연담화를 방지하기 위해 그린벨트로 규정되어 왔다. 서울 대도시권의 공간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방향으로 개발과 확장이 이뤄졌다”며 “이에 생활권은 서울이지만, 서울이 아닌 행정구역의 오래된 교통과 토지 이용 등에 대한 문제점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도시의 성장과 생활권 불일치 문제는 언젠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행정구역 선이 가진 문제를 보완하고, 효율적 공간구조를 만들어 내는 미래지향적 방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도 했다.
◇김포-서울 통합되면 ‘한강 시너지’ 부각
김포시는 서울 통합을 위한 명분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행정구역을 재편하는 것은 중요한 국가미래발전 전략으로, 특히 서울을 메가시티로 확대하는 것은 한강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완성할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후속으로, ‘한강수상활성화 종합계획(2030 리버시티 서울)’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1000만 시민이 이용하는 한강수상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김포는 이 같은 계획과 김포-서울 통합은 궤를 같이 한다고 봤다. 행정구역 개편이 이뤄지면, ‘닫힌 한강’이 아닌 ‘바다로 향하는 한강’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한강은 행정구역상 바다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그러나 서울이 김포를 품게 되면, 한강 물길이 서해까지 곧바로 이어지면서 교통, 물류, 관광 등 한강 경쟁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2030 리버시티 서울’의 3대 전략은 모두 “김포와의 접점이 있다”고 김포시는 밝혔다.
한강리버버스 운영이 그 예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수상교통수단인 한강리버버스는 주요 주거지역, 업무지역 등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이자 관광수단이다. 1척당 199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고, 선박 내에는 개별 좌석 및 카페테리아,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어 대규모 인원이 출퇴근길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10월부터 운행 예정인 서울시 리버버스는 현재 마곡부터 잠실까지 예정돼 있으나, 당초 계획은 김포시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김포시는 이를 위해 올해 1회 추가경정예산에 선착장 접근성 개선사업 예산을 확보해 뒀다.
‘한강을 수상레저 등 여가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서울시의 전략과 관련해선 김포는 수도권 대표 해양레저시설인 ‘아라마리나’를 갖고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이곳은 선박전용 주유시설 및 선박수리소, 총 194선석의 계류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포와 서울의 통합이 이뤄지면 더 넓어진 한강 인프라를 이용해 선박 주유, 수리, 레저이용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여의도에는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국내여객터미널인 서울항을 내년 하반기 여의도한강공원에 조성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과 관련해서도, 한강에서 경인아라뱃길까지의 물길이 연결되면서 해산관광사업 발전 및 물류 이동에 새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포시는 서울시와 통합되면 한강의 서해 직결로, 당초 서울시가 추산한 총 9260억원의 경제효과 이상의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시장은 “김포시가 서울시와 통합하면 김포와 서울시, 시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며 “김포시민의 삶의 질은 더 높아지고, 서울은 항구를 갖게 되는 해양도시로 거듭나게 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 “김포시는 2022년부터 한 번도 서울통합에 대한 발걸음을 멈춰 선 적이 없다”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청취로 공감이 전제된 합리적 세부추진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김포시는 서울과 함께 김포서울통합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반은 자체 연구를 통해, 통합 시 발생할 각종 변화에 대해 분석하기로 하는 등 메가시티 비전을 마련하고 있다고 김포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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