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심장뿐만 아니다…담배, 치매에도 치명적
담배가 폐와 심장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이에 집중한 연구도 많다. 최근에는 과거 덜 주목했던 흡연과 뇌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 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인 로라 비에루트 박사와 동료들은 습관적인 흡연이 뇌 위축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금연의 날 몇 달 전에 발표했다.
비에루트 박사는 “흡연은 뇌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흡연자는 회백질과 백질의 악화를 겪을 위험이 높다. 이는 일부 연구자들이 전 세계 알츠하이머 발병 사례의 14%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뇌에서 신경세포 대부분이 있는 회백질은 사고 기능을 담당하며, 백질은 뇌의 여러 부위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로 정보전달 통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년 이상 여성의 흡연습관과 뇌에 관해 연구한 스웨덴 연구진에 따르면 흡연은 전두엽 축소와 관련이 있다. 전두엽은 감정, 성격, 판단, 자기통제 등 많은 요소를 관리하며 기억 저장을 지원한다. 기억 상실은 치매의 초기 징후다.
미국국립군의관의과대학의 의학 및 임상심리학·신경과학 교수인 조슈아 그레이 박사는 2020년 흡연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대규모 연구를 이끌었다. 그는 흡연이 치매의 주요 위험요소 중 하나이며, 흡연자는 치매에 걸릴 위험이 1.6배 더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흡연은 산화 스트레스를 통해 여러 유해한 영향을 끼친다”면서 염증과 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흡연이 회백질 감소와 백질 과집중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병변은 치매 및 뇌졸중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그레이 박사는 말했다.
뇌는 신체가 사용하는 산소의 20%를 소비한다. 뇌는 산화스트레스(활성산소에 의해 세포가 손상되는 상태)에 특히 취약하다. 이는 뇌 세포 내부 구조를 손상하고 세포 사멸을 초래할 수 있다.
산화 스트레스는 아밀로이-베타 펩타이드와 같은 필수 단백질의 균형도 무너뜨린다. 연구에 따르면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뇌에 축적되는 걸 돕는다.
염증은 치매를 비롯한 많은 질병의 원인으로 꼽히며, 전문가들은 염증을 통해 노화가 가속화하는 뇌의 ‘염증화’에 관해 이야기한다.
담배를 피우면서 흡입한 화학물질은 혈관을 손상해 동맥경화증 위험을 높인다. 동맥경화증은 혈류를 방해하여 뇌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뇌에 산소와 중요한 영양소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어 혈관성 치매의 위험을 키운다.
임신 중 흡연은 아기의 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 담배연기에 노출되면 신생아의 뇌 크기가 작아질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레이 박사는 금연이 흡연자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 폭넓은 혜택을 가져다준다며 하루라도 빨리 끊을수록 뇌외 다른 장기에도 좋다고 지적한다.
“40세에 금연하면 초과사망률을 90%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금연하면 그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약간만 높아진다”고 그는 말했다. 초과사망률이란 기존 사망률 대비 특정 요인의 변동에 따라 기존 사망률보다 증가한 사망률을 가리킨다.
그레이 박사는 “심지어 60세 이후에 금연해도 치매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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